리시 수낵 영국 신임 총리의 최대 관심사는 금융시장 안정 도모다. 리즈 트러스 전임 총리의 감세안으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트러스 총리의 내각과 다른 점으로 수낵 총리는 "진실성·전문성·책임성"을 강조했다. 수낵 총리는 트러스 전 총리가 "변화를 만들기 위해 쉬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트러스 총리는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고 이를 고치기 위해 (나는) 공화당으로부터 선택 받았다"고 밝혔다. "(실수를 고치기 위한) 이 작업은 즉시 시작될 것이다"고도 했다.
수낵 총리의 핵심 메시지는 재정 건정성 확보다. 그는 "지금 영국은 심각한 경제 위기 직면해 있다"며 "(앞으로) 어려운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세대에게 빚을 떠넘기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어 "지금까지 벌어진 일 이후 신뢰 회복을 위한 일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러스 전 총리가 만든 400억 파운드의 구멍을 막기 위해 공공지출 삭감을 시사한 것이다.
아울러 이날 수낵 내각의 구성도 발표됐다. 전 내각의 인사를 상당 부분 이어받으면서 당내 반대파까지 아우르는 조각을 단행했다.
제러미 헌트 재무,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 벤 월리스 국방 장관 등 트러스 내각 출신 핵심 장관의 유임을 결정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러스 내각에서 유임된 주요 인사는 모두 13명(직책 이동 포함)에 이른다. 특히 클라버리, 월리스 장관 기용은 존슨 전 총리 지지 세력을 포용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 가디언의 설명이다.
관심을 받던 재무 장관 자리는 헌트 장관의 유임이 결정됐다. 금융시장 혼란 해소가 수낵 총리의 제1과제인 만큼 시장의 혼란을 주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낵 총리는 시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책 발표를 늦출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영국의 더 타임스는 수낵 총리가 헌트 장관을 만나 세금 인상과 공공 지출 축소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달 31일로 예정된 정부 예산 발표가 연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내달 3일 금리 결정 발표를 하는 등 굵직한 일정들이 잡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