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부터 16일까지 아세안(ASEAN)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동남아 순방에 나선 당위성에 대해 “우리 국민들의 경제적 활동과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이태원 참사 이후 13일 만의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통해서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와 유기족, 아직도 그 충격과 슬픔에서 힘들어하시는 국민을 두고 외교 순방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워낙 우리 국민들의 경제 활동과 이익이 걸린 중요한 행사라 힘들지만 순방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은 동남아 국가들의 연합체이고 많은 경제 강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아세안의 중심성이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관심을 집중시키는 그런 지역”이라고 설명하며, “전 세계 물동량 50%가 아세안 지역에서 움직이고 수만 개의 우리 기업이 투자를 하고, 경제 전쟁과 경쟁을 치르고 있는 지역”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 우리 기업들의 이런 경제 활동을 든든하게 뒷받침 해주기 위해 회의 참석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회담도 추진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확정됐다”면서 “몇 가지 양자회담이 확정 됐거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지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이후 5개월 만으로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윤 대통령은 “다자회의에서 양자회담은 미리 확정되는 경우도 있고 다자회의 진행 중에 갑자기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거니와, 검토되다가 여러가지 사정상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며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마지막 날 하루는 일정을 좀 줄여서 G20(정상회의)은 이틀만 참석을 하고 밤늦게 귀국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당초 순방 계획보다 일정을 조금 줄인 것으로 읽힌다.
한편 대통령실이 전날 MBC 기자들을 상대로 이번 순방 ‘전용기 탑승 불허’를 공지한 것과 관련, 윤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기자 여러분도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 취재편의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불거진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과 관련,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관련 조치를 묻는 말에 “국회에 출석한 정부 위원 관련해 많은 일들 있지 않았나”라며 “종합적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사실상 참모를 감쌌다.
야권 일각에서 요청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에도 우리가 많은 인명피해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사고에서 과학수사와 강제수사에 기반한 수사기관의 신속한 진상규명을 국민 모두가 바란다”며 “일단 경찰 수사, 송치 후 신속한 검찰 수사에 의한 진상규명을 국민이 더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