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경력직 중심 수시 채용이 활발해지면서 채용 중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구인‧구직 업체들이 몸집을 키워가는 것은 물론 관련 스타트업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처럼 격전지로 떠오른 시장에 새롭게 명함을 내민 건 다름 아닌 명함 관리앱 ‘리멤버(드라마앤컴퍼니)’다.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는 8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리멤버만의 명확한 색깔이 있다”며 시장 경쟁력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리멤버가 조준하는 시장은 ‘업계 상위 30%의 경력직’으로 다른 채용 플랫폼과는 차이를 보인다. 최 대표는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진 않지만 좋은 제안이 오면 이직할 의향이 있는 직장인이 핵심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리멤버가 이런 차별화 전략을 꾀할 수 있었던 배경엔 명함으로 확보한 400만명의 직장인 이용자가 자리한다. 리멤버 구인·구직 서비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프로필만 등록해두면 채용 제안(스카우트)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기업 인사담당자나 헤드헌터는 직급‧직무‧연차‧스킬 등 원하는 조건에 맞춰 인재를 검색하고 맞춤 제안을 할 수 있다.
리멤버가 해당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한 이용자 수는 120만명이며 누적 채용 제안 건수는 300만 건을 넘어섰다. 이 기간 이용자들은 리멤버에서 평균 10건, 1인 최대 759건의 채용 제안을 받았다.
최 대표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자존감 올려주는 리멤버’라는 말도 나온다”며 “리멤버를 통한 채용 제안 자체가 자신의 경쟁력이나 조직에서의 필요성을 증명해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반응을 들을 때면 뿌듯함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했다.
소위 ‘상위 30%’의 인재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방문도 늘고 있다. 최 대표는 “요즘 같은 구인난 속에선 공고를 올리고 기다린다고 해서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기에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며 “특히 리멤버를 이용하면 다른 데선 찾을 수 없는 인재를 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 리멤버를 이용하는 기업 고객은 1만 3000개사. 이는 곧 유료 회원을 의미하는 만큼 리멤버의 수익화 방안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리멤버는 수익모델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지만, 지난해 말부터 기업 고객 대상 서비스 가격을 현실화하면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섰다. 최 대표는 “올해 4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내후년 목표 매출액은 1000억원”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행보는 더욱 공격적이다. 지난해 말 1600억원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한 드라마앤컴퍼니는 전문가 네트워크 기업 ‘이안손앤컴퍼니’와 신입‧인턴 채용 전문 플랫폼 ‘슈퍼루키’, ‘자소설닷컴’ 등 올해만 3곳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최 대표는 “하고 싶은 사업이 많다 보니 ‘연합군’을 형성한 것”이라며 “추가 인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리멤버는 구인구직 서비스 외에도 직장인 커뮤니티, 경제 뉴스레터, 기업 대상 리서치(시장조사 솔루션)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이다. 리멤버가 명함앱을 넘어 ‘직장인 슈퍼앱’으로 진화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다. 지난달에는 이 같은 도약을 선언하는 의미를 담아 새로운 로고(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일하는 사람들의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을 리멤버가 다 가져오고 싶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는 “기존에는 명함을 찍거나 찾으러 리멤버에 들어갔다면 앞으로는 콘텐츠나 커뮤니티, 소셜미디어(SNS)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찾아주길 바란다”며 “그 속에서 이직의 기회도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