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SOS에 자금경색 '소방수'로 나선 5대금융...효과 있을까

2022-11-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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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5대금융지주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연내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95조원(잠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73조원 규모의 시장 유동성 공급이다. 구체적인 내용 등은 아직 확정·공개되지 않았으나 해당 자금은 한국전력공사(한전) 등 공기업과 소상공인・중소기업・대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특수은행채・여전채・회사채・기업어음(CP)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RP 매입, 머니마켓펀드(MMF) 운용규모 유지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나머지 23조원 가운데 12조원은 채안펀드와 증안펀드 참여에 투입이 예고됐다. 그 외 10조원은 지주그룹 내 계열사에 대한 자금 공급에 활용된다. 이는 그룹 내 계열사 간 유동성과 건전성 지원을 보강해 지주 계열사에 대한 시장 신뢰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최근 채권시장 자금경색의 원인으로 꼽혔던 한전채와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돈이 돌게 하겠다는 것이 금융당국 구상이다. 정부의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프로그램 가동에도 시장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일선 금융사들까지 해결사로 나선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시장 안정화 조치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매일 자금 흐름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당국 차원에서 자금시장 경색과 관련해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음을 천명했다. 그는 특히 한전채 이슈에 대해 "(한전채) 물량이 부담이 되니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로 인해 다른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며 유동성의 투입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떻게 해결할지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며 조만간 정부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 안팎에서 증폭된 불안심리에 대해 "아무리 튼튼한 기업도 믿을 수 없다고 하면 다 어려워질 수 있다"며 "금융기관이 너무 위축돼 자금이 안 도는 부분도 해결해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해 여유가 있는 금융지주가 나서고 정부가 돕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대출 급증에 대해서는 “이렇게 단기간에 금리가 급격히 오른 적이 없고 환율도 마찬가지”라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당연히 (회사채를) 조정하는 데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번 유동성 지원 조치가 시장 안정화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불안한 요소가 많아 섣불리 안정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민간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정부도 역할을 하면서 효과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시각을 내놨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유동성 공급 조치가 자금경색 완화에 도움은 되겠지만 이를 통해 시장이 온전히 안정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로 꼽힌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는 부실에 대한 우려로 관련 채권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만큼 시장에 유동성을 투입하는 측면에선 의미가 있으나 만약 부실이 발생한다면 유동성 공급으로 해결이 안 될 것이고 자금 지원 주체의 손해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책임원칙을 강조하며 민간 금융사들에게 유동성 공급을 사실상 강요하는 듯한 모습에 대한 적정성이나 이 같은 유동성 지원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중앙은행(한국은행)의 긴축 기조와 어긋난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긴축을 하더라도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비정상적인 시장의 불안 요인에 의한 왜곡은 막아야 한다"며 "한은도 그러한 문제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고 있지만, 그래도 필요할 때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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