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돌아가세요' 반복한 관리자들..."참사 인지 못해"

2022-10-30 10:22
  • 글자크기 설정

"사고났다고 알렸으면 사람들 협조했을 거라 생각"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시민들이 응급조치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사고 난 골목 옆 건물에 있었는데요.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몰랐어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옆 골목에서 10명이 깔려 소방당국에 신고가 접수되고 조치가 이뤄지던 지난 29일 밤 10~11시경 현장에서는 참사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날 현장에 있었다는 김모씨(29·부산 남구)는 사고가 처음 발생한 용산구 이태원동 옆 골목 근처에 있었으나 상황에 대한 구체적 안내가 없어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에 현장에서 경찰 통제가 이뤄졌지만 참사가 일어났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경찰이 골목을 가로막고 돌아가라는 말만 반복해서 그냥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알리고 협조를 요청했다면 상황이 나았을 거라고 생각해 아쉽다”며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모르는데 다짜고짜 ‘돌아가세요’만 반복해서 답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망자·부상자들에 대한 응급조치가 이뤄지던 밤 11시까지도 참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대로변에 누워서 응급 조치를 받는 것을 봤지만 압사 사고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사람들도 그냥 가볍게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도 현장에서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은 현장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해 경찰 인력과 시민들에게 알렸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곽 교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지만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훈련이 평소에 돼 있어야 했다”며 “또 참사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훈련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