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배당주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의 지난 9월 말 기준 설정액은 8조9896억원, 순자산 9조3978억원으로 전달 대비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6개월 기준으로는 총 3100억원이 들어왔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주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 중 국내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해외 배당주 주식형 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고배당의 경우 배당 수익률이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배당법인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며 배당 가능 이익도 같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거래소는 전체 배당 법인 중 배당성향 산출 대상법인의 당기순이익 합계가 전년 대비 약 8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인 은행·증권·보험 업종은 올해 각각 7.1%·5.5%·5.2% 가까운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며 “일부 시장전망치(컨센서스)가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내년도 배당수익률은 올해보다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오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소로 거론되던 낮은 배당성향이 해소돼 가는 과정에 있다"며 "향후 배당주에 대한 리레이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울러 기업에 대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이 강화되며 주주 환원 정책도 배당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분기 배당을 도입한 SK하이닉스와 중간 배당을 도입한 SK가스 등 여러 기업들이 새로운 배당 정책 시행을 발표했다. 새롭게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주주가치 재고 방안 마련을 약속하며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기업들의 ESG 활동 강화로 소액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에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 관련 제도 변경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9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형 자본시장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는 김 부위원장은 1991년 시장 개방의 폐단을 막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제도와 글로벌 기준과 맞지 않는 배당제도(선 배당받을 주주 확정, 후 배당 여부 및 배당액 결정)를 들었다. 정부에서 밝힌 대로 배당제도가 바뀐다면 투자자들의 배당금 지급 기한은 줄어들게 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계절적으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시기”라면서 “주가 하락으로 고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은 시장 금리를 상회하고 있고, 과거 약세장 시기에 배당주 성과가 안정적이었던 점은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