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단기간 내 채권시장 위축 개선 쉽지 않아…레고랜드 여파도 신용경계감 ↑"

2022-10-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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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지난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신용스프레드와 강원도 '레고랜드 보증채무 미상환' 사태를 계기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관련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위축된 신용채권시장이 단기간 내에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한국은행은 '최근 신용채권시장 상황 평가 : 신용스프레드 확대 요인을 중심으로'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된 배경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신용도와 유동성이 낮은 신용채권의 투자수요가 크게 위축된 데다 그에 따른 공급요인도 가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회사채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신용 스프레드는 올 들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신용스프레드 수준(10월 14일 현재 회사채 AA- 114bp)은 과거 장기평균(2012~2021년 중 43bp) 및 코로나19 위기시 고점(78bp)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난 2009년 9월 이후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주요국의 경기침체가 우려된 지난 6월을 기점으로 빠른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현재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 고조로 신용도와 유동성이 낮은 신용채권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이 크게 증대되고 있는 데다 주요국 통화긴축 가속화 속 유동성 선호가 강화돼 시장 불안에 따른 환금성이 제약되는 신용물에 대한 투자유인이 상당부분 약화됐다는 시각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와 여전채의 경우 '투자수요 위축'이 시장 유동성을 추가로 악화시키고 이는 결국 채권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민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기업들의 예상부도확률과 개별 회사채의 특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회사채 초과프리미엄(EBP; Excess Bond Premium)이 코로나19 위기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확대된 상황"이라며 "이는 EBP가 신용채권에 대한 투자 센티멘트(sentiment)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최근 신용위험이 시장 전반적으로 확산되기 보다는 이를 넘어서는 투자심리 위축이 신용스프레드 확대의 주된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 들어 전체 신용채권 발행물량이 과거보다 크게 확대되며 수급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신용채권 발행이 특수채・은행채 등 초우량물에 집중돼 여타 신용채권 수요를 위축시키는 구축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채권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9월 말 이후의 PF-ABCP 시장 불안 등으로 신용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은은 또한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경계감이 시장 충격으로 반영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한 차장은 "강원도의 레고랜드에 대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로 인해 신용스프레드가 높아진 상황에서 경계감이 높아져 일부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은 맞다"며 "PF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서 그에 따른 영향이나 파급효과를 잘 살펴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정부나 대통령실 등에 어떤 의견을 제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소통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한은은 이와 같은 신용채권시장 불안이 크게 확산되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는 한편 신용채권시장의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방안을 차질 없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 차장은 "단기적으로는 한전채・은행채 등의 발행 확대에 따른 시장의 수급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신용채권시장 유동성 제고를 위한 신용채권시장 활성화 방안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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