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와 KT클라우드는 2년 전인 지난 2021년 기존에 사용하던 UPS용 리튬이온 배터리 랙을 모두 철거하고 납축전지와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교체했다.
UPS는 외부 사고로 인해 데이터센터 정전이 일어날 경우 배터리에 저장한 전력을 공급해 서버가 멈추는 피해를 막는 비상 전력 공급 장치다. 쉽게 말해 데이터센터를 위한 비상용 배터리 모음이다. UPS로 서버 운영 중단을 막고 이후 비축한 경유로 비상 발전기를 돌려 정전이 일어나도 데이터센터가 정상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네트워크 설계의 기본이다.
최근 데이터센터용 UPS 배터리 랙은 기존 납축전지 대신 리튬이온을 함께 활용하거나, 배터리 랙 전체를 리튬이온으로 구성하는 형태가 보편화되고 있다. 리튬이온은 △UPS 운영 기간(약 10년) 중 잦은 교체가 필요한 납축전지와 달리 교체가 거의 필요 없고 △차지하는 공간과 무게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자가 방전율이 낮고 △무엇보다 실제 정전이 일어날 경우 더 오랜 기간 버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자연 발화의 가능성이 있어 운송과 운영 면에서 조심스러운 취급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를 두고 KT클라우드 관계자는 "KT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만약의 상황을 가정하고 안정성이 확보된 배터리만 사용하기로 했다"고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카카오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화재 원인과 관계없이 안정성을 위해 데이터센터 사업자인 SK㈜ C&C와 협의해 UPS 배터리 랙을 리튬이온에서 납축전지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단독 대표는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UPS용 배터리를 납축전지로 교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카카오 대란을 부른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원인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화재가 리튬이온 배터리 결함 때문인지, UPS 문제인지 정확한 원인을 찾고 이에 따른 책임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화재는 배터리실에서 시작됐지만, 근본적인 시발점이 배터리와 UPS 어느 쪽에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은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통 3주가량의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