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개국 외국인 말문이 '트이다'…"한국어 넘어 한국문화 알리죠"

2022-10-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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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웅 트이다 대표 인터뷰

지난 9월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 장지웅 트이다 대표(오른쪽)가 현지 사용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트이다]

#.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한·미 스타트업 서밋’이 열린 미국 뉴욕 피어17 행사장. 미국 현지 테크 유튜버들이 한국 스타트업이 만든 앱을 작동하며 한국어를 연습했다. 해당 앱의 정체는 한국어 회화 연습 서비스 ‘트이다’. 유튜브 ‘론 TV’를 운영하는 론 세이드먼은 이날 행사에서 인상 깊게 본 스타트업으로 트이다를 꼽으며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발음을 확인하다 보니 학습 효과가 뛰어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트이다는 이번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 현지 벤처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한 스타트업 중 하나다. 트이다 역시 이 자리를 계기로 보다 폭넓은 글로벌 진출의 기회를 발견했다는 입장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장지웅 트이다 대표를 다시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 대표는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미로 트이다 사용자들과의 만남을 언급했다. 트이다 앱은 애플 앱스토어 기준 190개국에서 200만여명이 설치했고 가입자 수는 150만여명에 달한다. 이 중 47%는 미국에서 가입했지만 트이다가 미 동부권에서 사용자들과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 대표는 “이틀간 100여명의 사용자가 행사장에 방문해 서비스 이용 경험을 공유했다”며 “사용자들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보고싶었어요’ ‘내 이름은 누구입니다’ ‘저는 트이다를 얼마 동안 이용했어요’ 등의 인사를 건네는데 뿌듯했다”고 말했다.
 

앱 시연 이미지 [사진=트이다]

그는 “트이다는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화면 속 한국어 원어민과 가상으로 대화하며 회화 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단순히 언어 교육 콘텐츠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콘텐츠에 기술을 접목시켜 상호작용이 가능한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게 다른 회화 서비스와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트이다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발음을 분석하고, 사용자의 대답 내용에 따라 3~4가지 경우의 수로 다음 질문을 제공한다. 즉 화면 속 원어민이 질문했을 때 사용자의 대답에 따라 이어지는 다음 질문이 달라지는 것이다. 덕분에 사용자는 실제 대화하는 것 같은 생생한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사용자 경험담을 들어보면, 한국어를 오래 공부했는데도 말을 한마디도 못하다가 트이다를 이용하면서 정말 말이 트인 사례가 많다”며 “얼마 전 사무실에 방문했던 66세 사용자의 경우 7살에 미국에 입양된 분이었는데, 트이다를 통해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한국 문화를 배웠다며 딸들과 직접 와서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처럼 외국인이 단순히 한국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며 “나아가 트이다는 한국어 교육뿐 아니라 다국어 회화 서비스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이다는 내년 하반기부터 일본어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내후년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장지웅 트이다 대표 [사진=트이다] 

장 대표는 “궁극적으로 트이다는 언어 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 같은 비전을 세운 건 대학 시절의 경험 때문이다. 미국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국제연합(UN), 비정부기구(NGO) 등에서 인턴십을 하며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때부터 언어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때마침 불어닥친 한류 열풍은 창업 의지를 부채질했다.
 
장 대표는 “창업 이전인 2018년 당시엔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졌지만 한국어 교원 보급이 힘든 상태였다”며 “한국의 우수한 IT 기술과 콘텐츠를 활용해 한국어를 교육한다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은 녹록지 않았다. 트이다는 2019년 6월 베트남에 가장 먼저 진출했으나 현지 전자결제 시스템 미비, 지적재산권(IP)에 대한 비용 지불 인식 부족 등의 이유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20년 6월부터는 영어권에 진출하며 급격한 성장세가 나타났으나, 여전히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현지화에 고전 중이다. 
 
장 대표는 “일본에선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현지인을 채용해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밖에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 연예인과 협업해 가상대화 영상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이다는 현재 영어‧포르투갈어‧베트남어‧일본어‧중국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내년 안에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류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한류 팬이 1억5000만명에 달하는데, 이 중 10%인 15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한국어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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