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출산장려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육아휴직을 하는 남성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제도를 악용해 육아휴직 급여를 부정수급하는 남성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4년간 적발된 육아휴직 급여 부정수급 건수가 총 1324건, 금액은 65억4000만원에 달했다고 3일 밝혔다.
성별 부정수급 건수와 금액을 보면 여성은 848명에 37억원, 남성은 476명에 28억4000만원이었다.
남성 부정수급은 2018년 61건·3억2000만원, 2019년 138건·9억4000만원, 2020년 180건·8억4000만원, 지난해엔 97건·7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여성은 2018년 248건·8억9000만원, 2019년 279건·14억4000만원, 2020년 187건·8억1000만원, 2021년 134건·5억5000만원이었다.
2020년부터는 남성 육아휴직 부정수급액이 여성을 앞지른 것이다. 2020년 들어 남성 부정수급액이 여성 부정수급 금액을 넘어섰고, 지난해엔 남성이 여성보다 1.3배 이상 많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 11만555명 중 남성은 26.3%(2만9041명)였다. 숫자와 비율 모두 역대 최고다. 다만 여전히 여성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처럼 남성 육아휴직자가 여성보다 훨씬 적은 데도 부정수급은 더 빈번하게 일어난 것이다.
이주환 의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아빠 육아휴직장려금 등 각종 정책과 지원금을 통해 남성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지만 이를 악용해 부정수급하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국가 예산인 만큼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부정수급 적발체계 마련뿐 아니라 처벌 기준 상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