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데이터센터 상면임대·상호연결 인프라 기업 디지털리얼티가 한국 시장 입지를 키우기 위해 경기도 김포에 국내 두 번째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선다. 데이터센터 업계 1위 에퀴닉스와 국내 신생 기업 데우스시스템즈에 이어 이 회사도 고효율·친환경 에너지 기반 설계를 적용한 데이터센터를 통해 한국 고객사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탄소중립과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디지털리얼티는 29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국내 두 번째 데이터센터 '디지털 서울 2(ICN11)' 착공에 나섰다고 밝혔다. ICN11은 2024년 상반기 중 12메가와트(㎿) 규모 IT 설비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1단계 구축을 완료하고 2025~2027년 이내에 총 전원 용량 64㎿ 규모 IT 설비를 지원하는 완전 가동 단계에 들어간다.
디지털리얼티는 세계 27개국 53개 대도시에서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넷플릭스, 디즈니,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고객 4000개사를 위한 데이터센터 300여곳을 구축했다. 지속가능성 달성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새로 건립할 모든 데이터센터에 각 입지를 고려한 친환경 설계를 적용하고, 탄소배출권 구매와 태양열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존 커리 디지털리얼티 아시아·태평양 지역 운영담당 부사장은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75%가 탈탄소 방식으로 운영되고 64%가 재생에너지를 쓴다"면서 "데이터센터 119곳이 넷 제로(Net Zero,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갖게 해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를 달성했고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선 100% 재생에너지를 쓴다"고 강조했다.
국제 사회가 디지털 전환 가속화 흐름 속에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 등 지속가능성을 요구하고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구상'과 국정기조를 반영해 지난 28일 발표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에도 올해부터 '그린 데이터센터'를 활성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에너지 생산·소비를 효율화하는 '디지털 탄소중립' 과제가 담겼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고효율 설계를 비롯한 지속가능성 비전과 실현 역량이 더욱 중시될 전망이다. 신생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데우스시스템즈도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수도권에 건립·보완되는 데이터센터 설계 컨설팅과 각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에 인접한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구축 사업에 관여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1개국 70개 대도시에 진출한 업계 선두 에퀴닉스는 최근 전 세계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사용률 95%를 달성했고 지난주 싱가포르국립대 에너지연구기술센터와 열대기후 지역 친환경 데이터센터용 수소연료 발전 기술 연구에 협력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싱가포르투자청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국내에 45㎿ 이상 전력 용량을 지원할 제2·3 데이터센터 건립에 5억25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예고했다.
에퀴닉스코리아는 지난 8월 말 간담회를 열고 연례 기술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 기업 응답자 49%가 IT장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이러한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고 답했고 35%는 탄소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IT 파트너하고만 일하겠다고 답했다면서 "디지털 선도기업은 IT인프라 지속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며 혁신을 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