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최근 4.5%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상품인 '무배당 엔젤더확실한저축보험'을 출시했다. 만기 5년짜리 상품으로 보험료를 한번에 납입하는 일시납 상품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내맘 쏙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연 4% 고정금리로 일시납 후 5년 만기로 확정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흥국생명도 4.2%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다사랑저축보험2210'을,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4% 확정금리형 'MAX 저축보험 스페셜'을 내놨다. 올 초까지만 해도 생보사 저축보험 금리는 1~2%대 초반에 불과했다.
저축보험은 보험료를 일정 금액 납부하고 만기 때 총 납부액과 이자가 더해진 환급금을 받는 상품이다.
생보사들은 그간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해왔다. 내년 도입을 앞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저축보험료는 만기 시 모두 환급되는 만큼 회계상 부채로 인식된다. IFRS17은 부채 평가 방식이 기존 원가에서 시가 기준으로 변경되는데 이후 부채 관련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취급 기조를 공격적으로 전환한 건 '고객 확보' 목적이 크다. 단기간에 빠른 매출 확보도 가능하다. 최근 미국 통화 긴축 기조에 시장금리가 뛴 영향도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3%대 수준인 상황에서 4%대 저축보험으로 고객 눈길을 끌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저축성보험은 내년 회계상 불리함이 존재하지만 수천억 원대 매출을 단기간에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자금이 필요한 생보사들은 필요한 금리 수준으로 저축보험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차역마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차역마진은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투자 이익으로 보전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생보업계 전체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3%로 나타났다. 최근 생보사 4%대 저축성 상품이 이들 운용자산이익률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 속에 현재 저축성 상품 금리가 4%대에 불과하지만 국내에서도 추가 '빅 스텝' 가능성이 커지면서 추후 4%를 뛰어넘는 금리 상품 출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생보사들 간 저축보험 금리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 이차역마진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