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1700명에 가까운 건설·제조업 근로자가 추락·끼임 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조치 미흡에 따른 사망 사고는 10월에 특히 많았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7~2021년 건설·제조업에서 발생한 3대 안전조치 관련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1685명이었다. 매달 평균 28명이 안전조치 관련 사고로 숨지는 셈이다. 3대 안전조치는 추락 예방조치, 끼임 예방조치, 개인 안전 보호구 착용을 말한다.
10월만 놓고 보면 하루 평균 산재 사망자는 1.06명으로 1~9월 0.91명보다 많았다. 또한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목숨을 잃는 근로자가 희생자 중 23.6%(39명)를 차지했다.
90일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상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2017~2021년 건설·제조업 현장에서 일하다 중상해를 입은 근로자는 6만1299명에 달했다.
큰 부상을 입는 근로자는 여름과 가을철에 특히 많았다. 월별 중상해자 수는 7월이 5612명으로 가장 많고, 10월이 553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에 들어간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총 446명이 작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수는 건설업 222명, 제조업 89명 등이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9일 사이에도 3대 안전조치를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중대재해로 근로자 8명이 숨졌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붕 보수공사 중 채광창 파손 등으로 5명이 현장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천장크레인 사용 중 구조물 등에 끼여 숨진 사례도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2명, 50인 이상 업체에서 1명 발생했다.
최태호 고용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안전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고 사례에서 교훈을 찾고 반복하지 않는 것임에도 대부분 사업장이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사업장 자체적으로 산업재해를 명확히 조사해 재발 방지 대책을 꼼꼼하게 수립·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10월을 앞두고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건설·제조업과 지붕 공사 현장 등 전국 중소 사업장 1500여 곳을 대상으로 3대 안전조치를 점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 지방노동관서 산업안전보건 근로감독관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전문가 등 1300여 명도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