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유로 가치 하락…유럽 금리 인상 가능성 ↑

2022-09-0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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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달러 하락으로 인플레 더욱 심해져

 

유로화 [사진=신화통신·연합뉴스] 


영국과 유럽 환율을 둘러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존 유로화는 각각 37년과 20년 만에 달러 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다. 

5일 파운드-달러는 아시아 시장에서 오후 1시 30분께 1.1463 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펜데믹 충격이 있었던 2020년 3월을 제외한다면 지난 1985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 2일 파운드가 1.15 달러에 거래된 수준에서 파운드 가치가 더 내려간 것이다. 
파운드-달러 환율 하락은 달러 강세와 영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합쳐진 결과로 분석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운드-달러 가치의 하락은 미국 달러 가치 상승의 영향이 있다"면서도 "영국 내부의 문제도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현재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겨울철 에너지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축소·중단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 8월 17일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6월의 9.4%에서 더 오른 연율 1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0년 동안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율이며 2021년 이후 지금 같은 물가 인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뒤 G7 국가 중 가장 빠른 물가 상승률이다. 

블루베이 자산 경영의 최고 투자자인 마크 다우딩은 "영국 경제가 마주한 도전은 우리 기억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영국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22%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이 예측이 지금까지 예측 중 가장 확실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동시에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파운드화 약세는 수입 비용을 증가시켜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차기 영국 총리를 기다리고 있는 시장의 상황은 암울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5일 새 총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7월 1일 1.87%에서 현재 2.91% 부근까지 올라 1990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 국채 수익률이 높게 형성된다는 것은 시장이 영국의 물가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이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2년물 국채 수익률도 3.13%를 기록했다. 지난 1일 1.68%에서 오른 수치다. 2년물 국채가 높다는 것은 시장은 조만간 영란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분석한다는 뜻이다. 
 
이날 유로-달러화도 떨어졌다. 유로화는 오후 2시께 달러당 유로화는 0.989를 기록했다. 지난 4일 밤 1달러 위에 있었으나 새벽 1시를 기점으로 1달러 선도 붕괴했다. 지난 8월 25일 전후로 1유로는 1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이후로 소폭 올랐다가 다시 내려왔다. 이전에 1유로가 1달러 밑으로 내려 간 것은 20년 전이 마지막이다. 

로이터 통신은 유로화 하락 소식을 전하며 유럽 각국의 긴급 에너지 대책을 주목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은 비용 증가로부터 고객과 기업을 보호하는 데 650억 유로(647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을 발표했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은 전력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유동성을 보장했다"고 전했다. 

유로화 가치 하락이 심상치 않자 유로존의 금리를 결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8일 빅스텝(0.50%p 인상)이나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가 위축된 유로존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미국과의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꼽힌다. 

​호주국립은행(NAB) 시장경제 부분 책임자 타파스 스트릭랜드는 "유럽은 많은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는 암울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ECB가 이번 주에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할 것"이라며 "여전히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 논쟁이 있겠지만 시장은 자이언트스텝 단행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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