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에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은 7895억 달러로 한국(1조7985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대만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를 비롯해 UMC, 미디어텍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이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반도체 기업은 28개로, 한국(12개)의 2.3배 수준이다.
대만 정부가 미래산업의 인력, 연구·개발(R&D), 세제, 국내 복귀(리쇼어링) 등에 대해 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하고 파격적인 유인책(인센티브)을 제공한 게 이와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반도체 산업의 법인세 부담률 평균치는 한국이 26.5%로 14.1%인 대만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기업 단위로 보면 삼성전자(27.0%), SK하이닉스(23.1%), LX세미콘(20.1%, 이상 한국), TSMC(10.9%), 미디어텍(13.0%), UMC(6.1%, 이상 대만) 등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대만은 기업들이 인력 부족을 호소하자 국내 인력 육성과 해외인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산업기술연구기관(ITRI)이 인공지능(AI)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해 기업들에 제공하는 등 인력·R&D 측면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AI·차세대통신·미래반도체 등 중점 분야에서 큰 폭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중국에 2년 이상 투자한 대만 기업이 국내로 복귀하는 경우 대출·이자 등을 지원한다.
강 교수는 “대만은 미래 핵심기술 영역에 대해 지속해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핵심 기술인력 확보의 경우 국내 우수인력 육성과 해외 핵심 인력 유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한국이 정책 활용 차원에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