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벤처인 한곳에"…3년만에 열린 벤처썸머포럼

2022-08-2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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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6일 부산 해운대서 제20회 벤처썸머포럼

이영 장관·벤처·스타트업 대표 등 250명 참석

지방벤처활성화·글로벌화 등 영토확장 포부

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20회 벤처썸머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벤처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가 주최한 ‘벤처썸머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벤처썸머포럼은 벤처기업인들이 모여 학습‧교류 등을 통해 기업 성장과 도약의 발판을 만드는 벤처업계 대표 하계포럼이다.
 
벤처썸머포럼은 ‘더 나은 내일, 미래를 위한 도전’을 주제로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된 행사에 벤처기업 대표들과 임직원, 정부 부처 및 유관기관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했다.
 
24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벤처기업 영토 확장을 위한 미래 비전’ 선포식,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세리머니가 진행됐다. 선포식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등을 위해 지방 벤처 활성화와 벤처기업의 글로벌화 촉진을 위한 민간의 역할 정립과 선도 의지를 다지는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국내 벤처기업은 1990년대 중반 태동기를 거쳐 각 산업 분야에서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했다. 2020년 말 기준 벤처기업 총 매출액은 207조원으로 재계 2위, 총 고용은 81만7000명으로 4대 그룹 총 고용(69만8000명)을 뛰어넘는다.
 
벤처기업을 포함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도권 쏠림현상은 심각하다. 중기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2020년 말 국내 중소기업 수는 728만6023개, 이 중 절반이 넘는 376만9943개가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 쏠려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향후 5년간 달성 목표로 △지방 벤처 1000억원 기업 500개 달성(2020년 말 기준 230개) △지방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5개 달성(지난달 기준 1개) △해외 진출 벤처기업 비중 50% 달성(2020년 말 기준 20.9%) 등을 꼽았다.
 
행사 둘째 날인 25일에는 벤처기업인과 업계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의 ‘모빌리티 시대 글로벌 시장 변화와 한국 기업의 대응 방안’,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의 ‘코로나 이후 뒤바뀔 10년, 데이터 전문가가 예측한 벤처의 미래’ 등 강연이 열려 참석자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시켰다. 부산지역세션, 스타트업세션, 네트워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지난 25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20회 벤처썸머포럼-스타트업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벤처기업협회]


 
◆ “성장할 동력 나눠줄 수 있는 회사돼야”
 
스타트업세션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주제로 이뤄졌다.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아직 성장은 하지 못했지만 성장할 동력을 나눠 줄 수 있는 회사들이 있다”며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를 만든 비바리퍼블리카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토스는 지금 굉장히 큰 회사로 성장했지만 론칭 초기에만 해도 많은 기업들이 토스 도입을 꺼렸다”며 “그러나 저희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은 이용자들은 굉장히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하고 있었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 논의해 토스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성 벤처기업들의 적극적인 과제 제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CJ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은 스타트업 시각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과제들을 제안한다.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스타트업의 자세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주차대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마지막삼십분 이정선 대표는 “티맵모빌리티 측에서 협업 제안을 받은 이후 저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무턱대고 협업을 하기보다 사전에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충분히 조사했다”고 말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이 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20회 벤처썸머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벤처기업협회]

◆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노동개선·인력양성·규제혁신에 정책 역량 집중”
 
벤처업계는 주 52시간제 유연한 적용 등 노동 개선과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규제 혁신을 3대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25일 조찬간담회에서 “노동 개선, 인력 양성, 규제 혁신 등 3대 주요 현안 추진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노동 개선과 관련해 “근로시간 유연성 제고를 통해 획일적인 주 52시간제를 조속히 보완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벤처기업 본연의 상생적 노사 관계와 기업문화에 기반해 임직원의 열정과 도전이 식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인력 양성에 대해 강 회장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 소프트웨어 인력 수급 애로와 미스 매치, 인재 양성 정책 총괄 부처 부재 등으로 현장 인력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협회 자체적으로 기술인력을 육성·채용 중이며, 정부에 관련 정책적·사업적 지원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규제 혁신과 관련해서는 “신속한 규제 혁신을 위해 컨트롤타워의 실질적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무총리 산하에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하반기 3대 중점 추진 과제도 언급됐다. 강 회장은 “올해 하반기에 기업가 정신 문화 확산, 지역 벤처생태계 활성화와 글로벌화, 혁신벤처 관련 민간 단체 간 결속력 강화 등 3대 핵심 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산·학·관 협력체계 구축, 지역 벤처투자 활성화, 글로벌 협력네트워크 확충, 유망 벤처기업 글로벌화 지원, 신산업 분야 글로벌 행사 참가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벤처 관련 민간 단체 간 결속력 강화를 위해 9월에는 전체 회장단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4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2022 벤처썸머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 이영 장관 “복수의결권 연내 국회 통과 목표···모태펀드 예산 삭감 저지”
 
정부도 벤처업계 현안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4일 포럼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벤처기업인으로서 제가 느꼈던 20년간 경험으로 고질적인 현안을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연말까지 복수의결권 국회 통과를 위해 국정감사 전 복수의결권이 주요 의제로 오르게 한다는 게 이 장관의 계획이다. 중기부는 자체적으로 ‘규제 뽀개기’ 시리즈로 복수의결권을 이슈화해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복수의결권은 주식 한 주당 2개 이상 의결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벤처·스타트업 창업자가 투자를 받다 보면 지분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창업자가 경영권을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복수의결권을 활용하면 창업자는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지키며 회사를 키워나가는 데 주력할 수 있다. 복수의결권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17개국이 도입하고 있다.
 
이 장관은 “복수의결권을 올 12월에 통과시키는 게 최종 목표”라며 “업계와 소통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내년 모태펀드 예산 삭감을 최대한 저지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이 장관은 “모태펀드 예산을 지난해 규모는 아니지만 그 절반까지는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모태펀드 예산이 줄더라도 엑시트하는 기업이 있기 때문에 이월도 된다. 그런 것들을 추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모태펀드 예산이 올해 대비 절반 이상 감액된 2500억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올해 예산안은 5200억원가량이다. 모태펀드 예산은 2020년 1조원, 2021년 8000억원에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중기부는 9월 벤처투자와 관련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 벤처썸머포럼 내년부터 투자대회로 탈바꿈···“젊은 CEO에게 기회를”

올해로 20회째 열렸던 벤처썸머포럼이 내년에는 벤처·스타트업 투자대회로 탈바꿈한다. 기업 간 친목 도모를 넘어 젊은 기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행사로 바뀐다.
 
강삼권 회장은 지난 2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년 벤처썸머포럼은 대학교 강당이나 운동장을 빌려 벤처·스타트업 300곳을 불러 부스를 설치한 뒤 벤처투자자들을 참여시켜 기업인들과 투자자가 만나는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벤처투자자 투자만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선배 벤처기업인들이 멘토링까지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강 회장은 젊은 벤처·스타트업 대표를 위한 기회 확대도 강조했다. 내년 새롭게 진행되는 투자대회에서 젊은 대표들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리고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벤처기업협회가 계획하는 투자 엑스포에서는 펀딩과 멘토링을 동시에 추구한다.

강 회장은 “단순히 투자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투자 이후에도 선배 기업들이 멘토링을 지속하면서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행사는 아이돌 가수 등을 불러 축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벤처·스타트업과 인근 주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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