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운동(개인투자자 국내증시 유입현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증권사 유튜브 채널의 인기가 급격히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회수가 크게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구독자까지 이탈하는 상황이다. 콘텐츠 강화를 위해 전담조직을 만들거나 수천만원을 들인 고가 장비를 마련한 증권사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증권사 유튜브 채널은 △미래에셋증권(117만명) △삼성증권(109만명) △키움증권(120만명) 등 3곳이다. 앞서 2020년말 기준으로 평균 11만명대에 불과했다. 이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구독자 수가 늘기 시작했으며 같은해 4월 100만명을 동시에 돌파했다. 불과 4개월 만에 구독자 수가 약 9~10배까지 성장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독자 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튜브 분석업체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가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한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구독자 수 추이를 살펴본 결과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3만명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해당 기간 5만명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약 신사임당 채널이 올초에 매각을 진행했다면 매각 규모는 지금과 최소 10배 이상 차이났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주식투자 관련 유튜브 채널 현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사 유튜브에 대한 인기가 식고 있는 요인은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긴축정책에 따른 금리인상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각되며 투심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튜브 채널에 대한 성장이 둔화되자 담당 직원에 대한 순환보직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차별화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콘텐츠도 구독자 수 감소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유명 애널리스트를 출연시켜 주식을 추천해주거나 시장을 해석해주는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유튜브 채널 인기와 함께 전담조직 또는 비용까지 들여 스튜디오를 만들었지만 소용이 없게 됐다는 점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다큐멘터리, 웹드라마와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변화에 나섰다. 올초 선보인 미래에셋증권의 웹드라마 5부작 ‘미래의 회사’가 대표적이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고가의 촬영장비를 들여 수준 높은 영상미와 함께 신선한 스토리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구태의연한 콘텐츠로는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워졌다”며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증권사들의 고심이 깊어질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