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1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역대 최악인 일본과 관계 역시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켜나가고 있다"며 "과거사 문제 역시 제가 늘 강조했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원칙에 두고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해 빠르게 한·일 관계를 복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왔고 그 판결 채권자들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게 돼 있다"며 "다만 그 판결을 집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지금 깊이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회담하는 데 대해서는 "미래가 없는 사람들끼리는 과거에 대해 정산을 할 수 없다"며 "(한·일은) 공급망과 경제 안보 차원에서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일본에 대해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규정하면서 "과거 일본은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 정치적 지배에서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다. 이제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양국 정부와 국민이 서로 존중하면서 경제, 안보, 사회, 문화에 걸친 폭넓은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일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취임 전 인수위원회 시절에는 한·일 정책협의단을 일본에 보내 기시다 총리,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을 비롯한 전·현직 총리와 정·관계 유력 인사들과 관계 정상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해 기시다 일본 총리를 만나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