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6억1000만 달러(약 7조337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냈고 5월 다시 흑자로 전환한 뒤 두 달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210억 달러, 하반기 29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올해 연간 경상수지가 5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6월 국제수지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하반기부터 우려되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누적 흑자는 247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69억7000만 달러나 줄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7년(230억2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둘째로 큰 감소 폭이다. 또한 6월 흑자액은 지난해 같은 달(88억3000만 달러)보다 32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우크라이나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원자재 수입이 급증해 상품수지가 부진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 경상수지는 유가 변동이 좌우할 것"이라면서 "유가가 하락하면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폭이 굉장히 큰데 최근 들어 국제유가나 곡물 가격 등이 하락세를 보여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향후 경상수지 흐름은 주요국 성장세 둔화,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 상대국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의 전개 추이와 글로벌 공급 차질 해소 여부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8월 말 경상수지 전망치를 수정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5월(500억 달러)보다 예상 흑자 규모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