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비롯해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서서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1일(결제일 7일)부터 지난 26일(결제일 29일)까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SQQQ)'를 4333만1000달러(약 563억3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 2위,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는 1위였다.
또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역으로 3배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ETF)'를 4051만9000달러(약 526억7000만원)어치 순매수하며 해외 주식 순매수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미국 변동성지수(VIX)를 1.5배로 따라가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VIX 숏텀 퓨처스(PROSHARES ULTRA VIX SHORT TERM FUTURES·UVXY)'도 순매수 6위(약 354억6000만원)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동학 개미들 역시 코스피와 코스닥 하락에 베팅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7월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곱버스’로 잘 알려진 ‘KODEX 200선물인버스2X’다. 순매수 금액은 1785억3800만원이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루 등락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 ETF다.
또 코스닥150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555억1000만원)와 코스피 하락을 추종하는 ‘KODEX 인버스’(262억3000만원)도 각각 개인 순매수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동학‧서학개미들이 이처럼 인버스 ETF를 순매수하는 것은 최근 반등에 베팅하기보다 하락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에 증시 방향성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높은 물가 수준은 지속되고 있으나 물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시장 우려가 완화되고 있어 이제는 고용지표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강력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경기 침체 우려를 잠재웠고, 최종 결정은 향후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말한 만큼 고용지표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