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남긴 말이다. 장소, 날씨, 몸 상태 등 하나하나가 모여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다. 영화도 마찬가지. 그날의 기분, 나의 경험이 영화의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최씨네 리뷰'는 필자의 경험과 시각을 녹여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다. 조금 더 편안하고 일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최동훈 감독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대한민국 '꾼'들이 모여 한국은행 사기 행각을 벌이는 '범죄의 재구성', 남루한 삶을 살던 청년이 화투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타짜', 망나니 도사의 모험극 '전우치', 한국 독립군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담은 '암살'까지. 그의 상상력은 제한이 없고 흥미로우며 탄탄하기까지 하다. '도둑들' '암살'로 '쌍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최동훈 감독은 '암살' 이후 7년 만에 관객에게 돌아왔다. 최 감독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즐길 수 있는 영화 '외계+인' 1부를 통해서다.
'가드'(김우빈 분)와 '썬더'(목소리 연기 김대명 분)는 인간의 얼굴을 한 외계 로봇이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지구에 머물며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 죄수들을 관리해왔다. 외계인들이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고 인간이 죽을 때 함께 소멸하는 형벌을 내렸기 때문이다. 종종 죄수들은 인간의 몸을 탈출하고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었고 '가드'와 '썬더'는 시공간을 오가며 외계 죄수들을 잡아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가드'와 '썬더'는 탈옥수를 붙잡는 과정에서 홀로 남게 된 아기를 발견한다. '썬더'는 "인간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깨고 아기를 보금자리로 데려온다. '썬더'는 아기에게 새 이름을 지어주고 아기는 그들을 '아버지'라 여기며 자란다.
한편 630년 전 고려에서는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분)이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찾기 위해 온 마을을 들쑤시고 있다. 그는 '신검'의 행방을 쫓던 중 천둥을 쏘는 여자 '이안'(김태리 분)과 만나게 되고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이 가운데 삼각산의 신선 '흑설'(염정아 분)과 '청운'(조우진 분), 악의 세력 '자장'(김의성 분)까지 '신검' 쟁탈전에 합류한다. '신검'을 차지하기 위한 혈투가 벌어진 사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우주선이 깊은 계곡에서 빛을 내며 떠오른다.
"어렸을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외계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는 최동훈 감독은 한국 도술과 SF를 결합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냈다. 고려와 현대, 그리고 인간과 외계인의 만남을 두고 "이질적인 결합이 주는 묘미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탁월한 이야기로 엮어냈다.
그동안 많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이들의 앙상블을 이끌어왔던 최 감독인 만큼 '외계+인' 1부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대거 등장시킨다. 외계인 죄수 호송을 관리하는 '가드'부터 자유자재로 외모를 바꾸는 외계 로봇 '썬더', 얼치기 도사 '무륵'과 '천둥'을 쏘는 여자 '이안', 외계인에게 쫓기는 형사 '도석'(소지섭 분), 삼각산의 신선 '흑설' '청운', 가면을 쓴 '자장'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데 없이 매력적이다. 이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앙상블을 이루는 모습 또한 영화의 관전 요소 중 하나다.
최동훈 감독의 상상력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었던 건 제작진의 덕이기도 하다. 서울 도심 상공을 날아다니는 우주선과 외계인이 위화감 없이 어울리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볼거리를 완성해냈다. '신과함께' '승리호'의 덱스터스튜디오가 시각특수효과(VFX)를 맡았고 '사도' '독전' 김태영 감독이 촬영을 맡아 영화의 리듬감을 살렸다. 고려 말과 현대를 무대 삼기 위해 두 명의 미술 감독이 참여한 점도 독특하다. '아가씨'로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벌칸상을 받은 류성희 미술감독과 '기생충'으로 2020년 미국 미술감독 조합상을 수상한 이하준 미술감독이 고려 말과 현대를 맡아 시공간의 톤과 재질을 다르게 표현했다.
'외계+인'은 1부와 2부로 나뉜 시리즈물이다. 1부와 2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세계를 선보인다. 아쉽게도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고려 말과 인간의 몸에 외계인의 죄수가 수감된 현재를 각각 설명하고 풀어내는 과정이 다소 장황하다. 1부는 캐릭터와 방대한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한 초석으로 읽힌다.
많은 캐릭터를 소개하고 각각의 세계관을 설명하며 이들을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끔 다져가는 과정이다. 최 감독 특유의 경쾌한 리듬감에 기대고 있으나 1부 단독으로는 전작들처럼 아드레날린이 터지는 시원함을 느끼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2부에 대한 기대감은 잃지 않는다. 1부에서 1인 4역까지 도맡으며 캐릭터를 살린 김우빈과 제대로 코미디 연기를 펼친 염정아, 조우진의 활약이 인상 깊다. 배우들의 활약도 2부까지 지켜볼 일이다. '외계+인' 1부는 20일 개봉했고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이다. 상영 시간은 142분.
'가드'(김우빈 분)와 '썬더'(목소리 연기 김대명 분)는 인간의 얼굴을 한 외계 로봇이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지구에 머물며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 죄수들을 관리해왔다. 외계인들이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고 인간이 죽을 때 함께 소멸하는 형벌을 내렸기 때문이다. 종종 죄수들은 인간의 몸을 탈출하고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었고 '가드'와 '썬더'는 시공간을 오가며 외계 죄수들을 잡아들였다.
한편 630년 전 고려에서는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분)이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찾기 위해 온 마을을 들쑤시고 있다. 그는 '신검'의 행방을 쫓던 중 천둥을 쏘는 여자 '이안'(김태리 분)과 만나게 되고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이 가운데 삼각산의 신선 '흑설'(염정아 분)과 '청운'(조우진 분), 악의 세력 '자장'(김의성 분)까지 '신검' 쟁탈전에 합류한다. '신검'을 차지하기 위한 혈투가 벌어진 사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우주선이 깊은 계곡에서 빛을 내며 떠오른다.
그동안 많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이들의 앙상블을 이끌어왔던 최 감독인 만큼 '외계+인' 1부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대거 등장시킨다. 외계인 죄수 호송을 관리하는 '가드'부터 자유자재로 외모를 바꾸는 외계 로봇 '썬더', 얼치기 도사 '무륵'과 '천둥'을 쏘는 여자 '이안', 외계인에게 쫓기는 형사 '도석'(소지섭 분), 삼각산의 신선 '흑설' '청운', 가면을 쓴 '자장'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데 없이 매력적이다. 이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앙상블을 이루는 모습 또한 영화의 관전 요소 중 하나다.
많은 캐릭터를 소개하고 각각의 세계관을 설명하며 이들을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끔 다져가는 과정이다. 최 감독 특유의 경쾌한 리듬감에 기대고 있으나 1부 단독으로는 전작들처럼 아드레날린이 터지는 시원함을 느끼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2부에 대한 기대감은 잃지 않는다. 1부에서 1인 4역까지 도맡으며 캐릭터를 살린 김우빈과 제대로 코미디 연기를 펼친 염정아, 조우진의 활약이 인상 깊다. 배우들의 활약도 2부까지 지켜볼 일이다. '외계+인' 1부는 20일 개봉했고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이다. 상영 시간은 14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