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특수 흔들] 코로나19에 호황 누렸던 제조·해운·이커머스 등 위기 고조

2022-07-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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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생산 대비 출하 적어···재고 증가

해운, 소비 감소에 글로벌 물동량 급감

국내 전자 상거래 업체들도 매출 비상

최근 글로벌 주요국이 코로나19 엔데믹 국면에 돌입했다. 이에 코로나19 영향으로 호황을 누렸던 제조업·해운·이커머스 산업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때 0원 아래로 내려갔던 국제유가는 폭등해 석유제품 가격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해 기업의 생산비를 증가시켰으며, 보복소비로 인해 불티나게 팔렸던 가전제품 등은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줄어든 물동량으로 역대 최대치의 해상 운임도 내림세다.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대유행 선언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지나치게 오른 에너지 가격과 환율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큰 타격을 볼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 소매 재고는 늘고, 물동량은 감소...제조업·해운 흔들린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제조업 재고율은 114.5%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역대 5월 기준으로 2020년 5월(127.5%), 1998년 5월(137.6) 이후 셋째로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의 소매 재고는 7053억 달러(약 91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재고자산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재고자산은 88조2437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9조4553억원이 늘었다.
 
재고율 수치가 높다는 것은 생산량에 비해 출하 제품이 적다는 것으로, 경기 수축국면을 의미한다. 최근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 인상) 등을 통해 본격적인 긴축재정에 들어간 만큼 하반기 재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감소는 곧장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 1월 7일 사상 처음으로 5100선을 돌파한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이후 5월까지 17주 연속 하락했다. 이후 4주간 오름세를 보였지만 6월 들어 현재까지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상 운임지수는 글로벌 물동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선행 지표다. 해운업계는 △중국 건설업 회복 지연 △에너지 가격 인상 △가계 소비 감소 등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해상운임 상승 요인이 정확히 반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수출입 전망도 암울...이커머스 대표 '쿠팡' 기업가치는 4분의1 토막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 폭등에 이어 금리 및 환율 상승이라는 새로운 악재를 만나게 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내 제조업 생산비용은 2021년 평균과 비교해 11.4% 증가했다. 특히 석탄, 가스, 석유제품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5.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환율 변동으로 인해 모든 산업의 평균 생산비용이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 타격도 크다. 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생산비 증가 및 환율변동에 따라 국내 수출물량은 0.01% 감소, 수출금액은 0.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물량은 1.4% 감소하지만 수입금액은 3.6% 증가했다. 이 같은 수치는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고, 국내 수출입 기업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무역수지 적자와 경제성장률 둔화는 하반기 중 대외여건이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물가 수준도 이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안정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던 국내 전자상거래(e-commerce)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몰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려던 사람들이 몰리면서 특수를 누렸으나 지난 4월 엔데믹 전환 이후 장보기 수요가 오프라인 점포로 분산됐으며, 물가 상승과 겹쳐 가계 소비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의 위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온라인쇼핑 부문 전망지수는 96으로 전 분기(107) 대비 11포인트 떨어졌다. 3분기에는 88까지 지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개월 새 19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이후 전망치와는 상반된다.
 
해당 지수는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처럼 시장 흐름이 좋지 않자 쿠팡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작년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쿠팡은 시초가 63.50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지난 15일 종가 기준 주가는 15.80달러로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쿠팡과 함께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 티몬은 매각을 추진 중이다. 기업가치도 올 초 5800억원에서 2000억원대로 반토막 났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자 기업가치도 함께 하락한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특수를 누렸던 모든 산업들이 이제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며 "대외여건이 개선되면서 부정적 영향도 점차 줄겠지만, 소비침체는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인포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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