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은 영화 '브로커' 탄생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일본 영화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한국 제작사를 소개하고 제작진을 섭외하며 '브로커'를 함께 만든 것이 바로 강동원이다.
강동원과 '브로커'의 인연은 7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우연히 일본 롯폰기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만나 러브콜을 받게 됐고, 막연하게 '브로커'를 가슴에 품은 채 몇 년을 지새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몇 년 후 강동원에게 '브로커'의 시놉시스를 건넸고 '동수'라는 인물을 소개했다.
작품과 캐릭터에 확신을 가진 강동원은 '전우치' '초능력자' '두근두근 내 인생' '검은 사제들' '마스터' '골든 슬럼버' 등을 함께 찍은 제작사 영화사 집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소개해주었고 '곡성' '버닝' '기생충'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으로 유명한 홍경표 촬영 기사를 섭외했다.
"감독님께서 '전반적인 제작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작품과 감독님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 마음에 남아있었던 거 같아요. 제작사도 소개해 드리고 한국 제작진들도 함께 만나곤 했죠. 감독님께서도 물론 한국 영화인들을 잘 알고 계시지만 정확히 제작 시스템은 알지 못했거든요.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제작사며 홍경표 촬영 기사님을 소개해 드렸어요. 애초 장소 섭외(로케이션 헌팅)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당시 외국에서 촬영 중이라서 (장소 섭외를) 함께하진 못했죠."
강동원은 '브로커' 제작에 참여한 것을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는 영화 제작 전반의 이해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는 "한국 영화를 찍고 싶다면 언제든 찍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다른 가정에 돈을 받고 넘겨주는 브로커와 아이 엄마의 여정을 담고 있다.
영화 제작에 함께 해왔던 강동원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을 하며 헤매던 부분들에도 큰 도움을 줬다. 일본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적 정서나 미묘한 대사의 차이를 짚어준 것이다.
"시나리오 초고 때부터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 과감하게 걷어냈어요. 정확한 예를 들기는 어렵지만 어떤 '정서'라고 볼 수 있죠. '이런 정서, 이런 대사는 우리나라에 맞지 않아요' '이런 상황은 보편적이지 않아요' 말씀드리고 함께 조율했죠."
강동원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며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물리적으로는 가까우나 정서적으로 아주 멀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찾아내고 이를 다듬는 데 주력했다.
극 중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 '동수' 역을 연기했다. 무책임한 부모에 대한 분노를 안고 사는 그는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버려두고 도망쳤던 '소영'(아이유 분)을 마뜩잖아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와 자신의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버려진다는 것의 상처와 아픔을 누구보다 절실히 알고 있는 그인 만큼 아이를 잘 키워줄 양부모 찾는 일에 마음을 다하는 캐릭터다.
"'동수'는 소년 같은 면이 있어요. 실제 저는 아저씨가 다 되었지만, 아직 제 안에도 그런 면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안에 남은 면면들 꺼내서 '동수'에 대입하려고 했죠."
강동원은 '동수'를 잘 이해하기 위해 실제 보육원 출신인 사람들과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분들과 만나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머리로 '동수'를 이해하는 건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 삶을 살아보지 않고 상상만 하다가 실제 경험을 듣고 나면 깨닫는 지점들이 있어요. 제겐 큰 도움이 되죠."
실제 보육원 출신들을 만나며 어떤 '편견'이 깨지는 순간도 있었다.
"입양 가는 데 거부감이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보육원에서 형제처럼 지내는 아이들도 있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도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한 거죠. 그런데 대화를 나눠보니 '대체로 아이들은 얼른 입양을 가고 싶어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 생각과 다른 지점이었어요."
"동물, 아이와 촬영하기처럼 어려운 게 없다"는데 '브로커'는 신생아와 어린아이들이 대거 출연한다. 현장이 항상 북적북적했다고 설명한 그는 "평소 아이를 잘 돌본다"며 아역 배우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거들었다.
"아이들이 귀엽기도 하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편은 아니에요. 아역 친구들이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스트레스 받고 부담을 갖기 시작하면 연기도 딱딱해지거든요. 같이 어울리듯이 지내려고 했어요."
보육원에서 자라 아이들과도 허물없이 지낸다는 '동수'의 캐릭터 설정 때문이었을까? 온라인상에서는 강동원이 아이를 안는 방법까지 화제가 되었다. "능숙하게 아이를 잘 안아준다"며 그의 연기 디테일을 칭찬하곤 했다.
"연기 디테일까지는 아닌데···. 하하하. 평소에도 아이들을 잘 안는 편이에요. 아이가 어떻게 안기면 편안할지 머릿속으로 그리고 안아주면 실제로도 그렇게 느끼는 거 같아요. '검은 사제' 때도 그랬어요. 아기 돼지를 품에 안고 다녔는데 (돼지가) 불안했는지 꽥꽥 울더라고요. '밀착해서 안아주면 덜 불안해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통했어요. 같은 맥락에서 남들보다 수월하게 촬영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영화 속 '동수'와 '소영'의 관계에 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쏟아졌다.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원망하던 '동수'가 '소영'을 지켜보며 어머니를 이해하고 그를 용서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담겼다. 강동원은 이 과정에 어머니에 대한 마음과 '소영'을 향한 이성적인 사랑이 있었을 거라고 해석했다.
"엄마를 투영해서 보기도 하고, 마음을 열고 친해지면서 사랑이라는 감정도 느꼈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한쪽에 치중하기보다 두 감정을 아우르면서 연기하려고 했죠. 그 마음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게 '관람차 신'인 거 같아요."
강동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 '브로커'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터트린 '호텔 신'을 언급했다. '소영'이 자신의 아이 '우성'을 비롯해 '브로커' 일행 모두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장면이다.
"쓸쓸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어요. 실제로 그 장면을 보고 (영화에 도움을 준) 보육원 원장님과 보육원 출신 친구가 펑펑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가 말하기를 '나는 왜 태어났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대요. 그들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이 위로될 수 있기를 바라요."
영화 '브로커'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상현' 역을 연기한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주었다. '브로커' 시사회 당시 관객들은 12분 동안 기립박수를 치며 영화에 대한 찬사를 보내 화제를 모았다.
"경쟁 부문 진출도 감동인데 개막식까지 참석하게 되다니, 정말 영광이었죠. '반도' 때 만났던 칸 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님께서 '드디어 왔구나!'라며 반겨주셨어요. '브로커' 제작에 참여한 일부터 연기에 대해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특히 연기 칭찬을 크게, 많이 해주시기에 '저를 액션 배우라고 생각하셨던 건가?' 싶기도 했어요."
오래전부터 영화 현장 전반에 관심을 둬왔던 그는 '브로커'로 인해 자신감이 차오른 모양이었다. 그는 "또 제작에 참여할 의향이 있냐?"는 말에 "이미 작업 중"이라고 답했다.
"예전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해왔는데요. 최근 시놉시스를 제작사에 돌렸더니 반응이 꽤 좋더라고요. 시나리오 작업까지 하고 있어요. 두 편 정도 작업 중이고 판타지 장르로 만들고 있어요. 작품이 만들어지면 더 자세히 이야기해 드릴게요. 하하."
강동원과 '브로커'의 인연은 7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우연히 일본 롯폰기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만나 러브콜을 받게 됐고, 막연하게 '브로커'를 가슴에 품은 채 몇 년을 지새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몇 년 후 강동원에게 '브로커'의 시놉시스를 건넸고 '동수'라는 인물을 소개했다.
작품과 캐릭터에 확신을 가진 강동원은 '전우치' '초능력자' '두근두근 내 인생' '검은 사제들' '마스터' '골든 슬럼버' 등을 함께 찍은 제작사 영화사 집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소개해주었고 '곡성' '버닝' '기생충'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으로 유명한 홍경표 촬영 기사를 섭외했다.
"감독님께서 '전반적인 제작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작품과 감독님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 마음에 남아있었던 거 같아요. 제작사도 소개해 드리고 한국 제작진들도 함께 만나곤 했죠. 감독님께서도 물론 한국 영화인들을 잘 알고 계시지만 정확히 제작 시스템은 알지 못했거든요.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제작사며 홍경표 촬영 기사님을 소개해 드렸어요. 애초 장소 섭외(로케이션 헌팅)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당시 외국에서 촬영 중이라서 (장소 섭외를) 함께하진 못했죠."
강동원은 '브로커' 제작에 참여한 것을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는 영화 제작 전반의 이해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는 "한국 영화를 찍고 싶다면 언제든 찍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영화 제작에 함께 해왔던 강동원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을 하며 헤매던 부분들에도 큰 도움을 줬다. 일본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적 정서나 미묘한 대사의 차이를 짚어준 것이다.
"시나리오 초고 때부터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 과감하게 걷어냈어요. 정확한 예를 들기는 어렵지만 어떤 '정서'라고 볼 수 있죠. '이런 정서, 이런 대사는 우리나라에 맞지 않아요' '이런 상황은 보편적이지 않아요' 말씀드리고 함께 조율했죠."
강동원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며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물리적으로는 가까우나 정서적으로 아주 멀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찾아내고 이를 다듬는 데 주력했다.
극 중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 '동수' 역을 연기했다. 무책임한 부모에 대한 분노를 안고 사는 그는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버려두고 도망쳤던 '소영'(아이유 분)을 마뜩잖아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와 자신의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버려진다는 것의 상처와 아픔을 누구보다 절실히 알고 있는 그인 만큼 아이를 잘 키워줄 양부모 찾는 일에 마음을 다하는 캐릭터다.
"'동수'는 소년 같은 면이 있어요. 실제 저는 아저씨가 다 되었지만, 아직 제 안에도 그런 면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안에 남은 면면들 꺼내서 '동수'에 대입하려고 했죠."
"그분들과 만나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머리로 '동수'를 이해하는 건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 삶을 살아보지 않고 상상만 하다가 실제 경험을 듣고 나면 깨닫는 지점들이 있어요. 제겐 큰 도움이 되죠."
실제 보육원 출신들을 만나며 어떤 '편견'이 깨지는 순간도 있었다.
"입양 가는 데 거부감이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보육원에서 형제처럼 지내는 아이들도 있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도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한 거죠. 그런데 대화를 나눠보니 '대체로 아이들은 얼른 입양을 가고 싶어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 생각과 다른 지점이었어요."
"동물, 아이와 촬영하기처럼 어려운 게 없다"는데 '브로커'는 신생아와 어린아이들이 대거 출연한다. 현장이 항상 북적북적했다고 설명한 그는 "평소 아이를 잘 돌본다"며 아역 배우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거들었다.
"아이들이 귀엽기도 하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편은 아니에요. 아역 친구들이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스트레스 받고 부담을 갖기 시작하면 연기도 딱딱해지거든요. 같이 어울리듯이 지내려고 했어요."
보육원에서 자라 아이들과도 허물없이 지낸다는 '동수'의 캐릭터 설정 때문이었을까? 온라인상에서는 강동원이 아이를 안는 방법까지 화제가 되었다. "능숙하게 아이를 잘 안아준다"며 그의 연기 디테일을 칭찬하곤 했다.
"연기 디테일까지는 아닌데···. 하하하. 평소에도 아이들을 잘 안는 편이에요. 아이가 어떻게 안기면 편안할지 머릿속으로 그리고 안아주면 실제로도 그렇게 느끼는 거 같아요. '검은 사제' 때도 그랬어요. 아기 돼지를 품에 안고 다녔는데 (돼지가) 불안했는지 꽥꽥 울더라고요. '밀착해서 안아주면 덜 불안해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통했어요. 같은 맥락에서 남들보다 수월하게 촬영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엄마를 투영해서 보기도 하고, 마음을 열고 친해지면서 사랑이라는 감정도 느꼈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한쪽에 치중하기보다 두 감정을 아우르면서 연기하려고 했죠. 그 마음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게 '관람차 신'인 거 같아요."
강동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 '브로커'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터트린 '호텔 신'을 언급했다. '소영'이 자신의 아이 '우성'을 비롯해 '브로커' 일행 모두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장면이다.
"쓸쓸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어요. 실제로 그 장면을 보고 (영화에 도움을 준) 보육원 원장님과 보육원 출신 친구가 펑펑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가 말하기를 '나는 왜 태어났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대요. 그들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이 위로될 수 있기를 바라요."
영화 '브로커'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상현' 역을 연기한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주었다. '브로커' 시사회 당시 관객들은 12분 동안 기립박수를 치며 영화에 대한 찬사를 보내 화제를 모았다.
"경쟁 부문 진출도 감동인데 개막식까지 참석하게 되다니, 정말 영광이었죠. '반도' 때 만났던 칸 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님께서 '드디어 왔구나!'라며 반겨주셨어요. '브로커' 제작에 참여한 일부터 연기에 대해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특히 연기 칭찬을 크게, 많이 해주시기에 '저를 액션 배우라고 생각하셨던 건가?' 싶기도 했어요."
오래전부터 영화 현장 전반에 관심을 둬왔던 그는 '브로커'로 인해 자신감이 차오른 모양이었다. 그는 "또 제작에 참여할 의향이 있냐?"는 말에 "이미 작업 중"이라고 답했다.
"예전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해왔는데요. 최근 시놉시스를 제작사에 돌렸더니 반응이 꽤 좋더라고요. 시나리오 작업까지 하고 있어요. 두 편 정도 작업 중이고 판타지 장르로 만들고 있어요. 작품이 만들어지면 더 자세히 이야기해 드릴게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