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국채 금리 하락에 나스닥 1% 넘게 상승

2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나스닥지수가 1% 넘게 상승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국채 금리가 하락하곤 하지만, 시장은 이날 금리 하락을 반겼다. 
 

투자자, 경기침체 가능성 저울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4.23포인트(0.64%) 오른 3만677.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84포인트(0.95%) 상승한 3795.73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79.11포인트(1.62%) 반등한 1만1232.19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의 11개 부문은 △에너지 -3.75% △금융 -0.46% △산업 -0.53% △원자재 -1.4%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헬스케어 2.22% △부동산 2.01% △유틸리티 2.35% 등은 2% 넘게 상승했고 △임의소비재 1.62% △필수소비재 1.96% △기술 1.44%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09% 등은 1%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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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가는 장 막판에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약 2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나스닥지수가 다른 지수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통상 국채 금리 인상은 미래 기업가치가 할인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기술주나 성장주에 타격을 주곤 한다. 

스파르탄캐피털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딜로는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식에 도움이 됐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005%로 떨어졌다가 3.070%로 반등했다. 6월 14일 기록한 3.498%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것인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의회에서도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한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있다"라고도 했다.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구리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에서 16개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NEIRG 웰스 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인 닉 자쿠마키스는 "확실히 우리는 경기침체에 접어들고 있다"며 "경기침체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현재로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CNBC에 말했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콧 래드너는 "시장의 관심은 세계 경제 성장으로 옮겨 가고 있다"고 말했다. 

UBS는 경기침체의 확률을 69%로 높였고, 시티그룹과 골드만삭스도 최근 경기침체 위험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반면 JP모건의 수석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완전히 피할 수 있으며, 주식시장은 올해 하반기에 상반기에 기록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다. 노동부는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9000건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2000건 줄었다고 밝혔다. 

에너지주는 유가가 타격을 받으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슐럼버거의 주가는 6.8% 급락했다. 발레로 에너지와 필립스66은 각각 7.6%, 6.8% 하락했다. 

항공주도 급락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항공편을 12% 줄이기로 하면서 약 2.5% 하락했다. 아메리칸항공의 주가 역시 미국의 일부 소도시에서 서비스를 중단키로 한 후 0.9% 떨어졌다. 

유럽 증시는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76% 떨어진 1만2912.59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56% 내린 5883.33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은 0.97% 하락한 7020.45, 범유럽 지수 유로 Stoxx50은 0.82% 내린 3436.29를 각각 기록했다.
 

경기침체 우려에 유가 하락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92달러(1.8%) 떨어진 배럴당 104.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1.69달러(1.5%) 하락한 배럴당 110.05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5월 1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이날 유가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에 하락세를 보였다.  

휴스턴의 컨설턴트인 앤드루 리포우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지면 원유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휘발유 가격도 문제다. 미즈호의 로버트 야거는 휘발유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94달러로 고점 대비 약 10센트 하락했다. 

전날 미국의 주요 정유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회담을 가졌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만남에서 유가를 낮추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와 정유 업계는 유가 안정을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고 CNBC는 전했다. 

아울러 야거는 지난주 미국 원유 및 휘발유 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고 CNBC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