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조배숙 "尹, 서진정책 의지 강하다···野 호남 일당독점 체제 깨는 게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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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 전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헌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호남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조배숙 전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은 호남이 잘살아야 영남이 잘살고. 대한민국 전체가 잘 산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의 호남 구애가 단순한 선거용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 헌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동서화합 국민통합'은 윤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라며 "전북 새만금을 발전시켜 외국과 국내 기업들이 와서 돈을 많이 벌어가게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독점'이 오히려 지역 발전을 어렵게 했다면서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여야 한쪽에 힘을 몰아주지 않는 충청의 전략적 판단이 지역 발전을 이끌었다"며 "윤 대통령은 호남도 아니고 영남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 전 대표는 1956년 전북 이리시(현 익산시)에서 출생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0년 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2년 우리나라 최초 여성 검사로 임용돼 근무하다 판사로 전환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검찰 직속 선배다.
 
2001년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16대 국회에 입성해 전북 익산을에서 민주당, 국민의당, 민생당을 거치며 17대와 18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4선 의원 출신이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로 전북도지사 선거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다음은 조 전 대표와 일문일답한 내용.
 

조배숙 전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헌정회관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정의로운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MZ세대 지지율 31%···태풍 몰려온다"

-6·1 지방선거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국민의힘 후보로 전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부여하나.
 
"지난 대선 때도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가 30% 득표율을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막상 뚜껑을 여니까 14.42%였다. 역대 보수 진영 후보로는 가장 좋은 결과지만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한 게 되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전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17.88%를 득표했는데 '집권여당으로 뭘 좀 해봐라'는 의미인 것 같다."
 
-87년 체제 이후 영호남 지역주의는 한국 정치의 높은 벽이었다. 다만 민주당이 성장한 영남과는 달리 호남에선 보수 정당 영향력이 상당히 미약하다. 그 원인은 뭐라고 보나. '김대중(DJ)이라는 산'이 너무 거대한 것인가.
 
"과거에는 '호남 대통령을 만들어보자'였고, DJ를 당선시켰지만 거기까지다. 그 뒤로는 민주당의 호남 정치인들이 자신들 잘못을 영남 쪽 당으로 돌린 것이 있었다. 또 지역 기반이 약해 국민의힘의 변화와 노력이 지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다. 희망은 (정치 성향이) 자유로운 2030 젊은이들이다. 청소년참정권확대 전북운동본부가 지역 내 만 17세 이하 3550명이 참여한 가운데 청소년 모의투표를 했는데, 나는 31% 나왔다. 2년 후 총선에는 그들에게 투표권이 있으니 그때는 변화가 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수 불모지인 호남에서 국민의힘 영향력 증대는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 타파와 직결된 문제다. 현행 소선거구제 개편 없이 호남에 보수정치의 뿌리 내리기가 가능할까.
 
"중·대선거구제도 개편은 시도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하다. 제도와 인식의 변화 등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지 딱 어느 한 가지 해법은 없다."
 
-DJ의 새천년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4선 의원 출신으로, 국민의당을 거쳐 국민의힘 소속이 됐는데.
 
"어떤 사람이든 자기 소신과 행동, 철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의 민주당은 과거의 민주당이 아니다. 당내 민주주의가 사라졌다. 최근 '수박논쟁'을 봐도 내부 반대 의견을 용납하지 않고 있는데, 과연 그게 민주주의적 정당인가. (전임 정권은) 자유 시장경제에 이념을 내세우고 일방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여 부작용도 많았다."
 
◆"전주을 재선거?···당이 합리적 판단할 것"


-호남 내 민주당 견제를 위한 '조배숙 역할론'이 제기된다. 특히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의 당선무효형으로 내년 4월 재선거가 치러질 전주을 출마 여부에 지역 내 관심이 크다. 
 
"지역민들이 누구를 선택하고, 과연 동의를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번에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인사를 공천했다. 지역에서 활동한 분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선당후사 정신으로 당에서 삼고초려한다면 독배를 들 수 있나. 
 
"독배를 마시기 전에 당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 같다."
 
-지난 대선에서 광주에 대형 쇼핑물이 없다는 것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도 민주당 출신으로 일종의 책임감이 있을 것 같다.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지역 내 중소 자영업자들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광주에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조직적인 목소리가 컸고, 소비자들은 그게 아니어서 '인구 100만명 넘어가는 광주에 왜 대형 쇼핑물이 하나도 없나'라는 불만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많았다. 중소 자영업자 보호는 필요하지만 일반 국민의 '삶의 퀄리티'도 보호해야 한다. 인구 100만명이 넘어가는 도시는 상권을 조화롭게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광주의 대형 쇼핑몰은 언제쯤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나.
 
"시장이 바뀌었으니까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 개발 날개 달 것"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인 새만금은 전북 경제의 핵심이다. 새만금 개발 사업 중 2단계(2021∼2030년)인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새만금을 제대로 개발하겠다'며 우리 전북도민들에게 일종의 '희망고문'을 많이 했다. 지금 윤 대통령은 다른 것 같다. (전북 출신 한덕수) 국무총리 산하에 새만금위원회를 두고, 새만금 공항과 항만, 철도 등 새만금 발전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준비하고, 기업을 유치해 인센티브를 주려고 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법인세 면제 등을 통한 기업 유치를 위해 '특별자치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균형 발전을 위해 전국을 경기권, 충청권, 호남권, 동남권, 대경권 등 다섯 개 지방정부로 재편하고 제주와 강원도는 특별자치도로 하는 '5극 2특 체제' 논의가 있다. 그런데 호남의 중심은 이제 전주가 아닌 광주고, 전북은 호남에서도 변방이라 지역 내에서 불만이 많다. 전북이 특별자치도가 되면 중앙정부에서 200개 넘는 권한을 이양받아 기업 유치를 위한 제도를 정비할 수 있고, 예산도 기존보다 4년간 4조원 이상 더 끌어올 수 있다. 강원이 통과됐으니 전북도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가능하게 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내부에선 파워게임을 둘러싼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당이 자유롭다는 방증일 수 있다. 과거 DJ는 정당 생활을 오랫동안 하고 당의 생리를 잘 아니 자연스럽게 질서가 잡혔다. 윤 대통령은 뛰어난 분이지만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1년밖에 안 돼 그런 부분에 틈이 있는 것 같다. 그런 틈을 메울 헌신적이고 사심이 없는 비중 있는 정치인이 필요할 것 같은데, 아직 그런 리더십을 갖춘 분들이 없는 것 같다."
 
◆"尹 대통령, 담대하고 용기 있는 정치인"

-오는 28일이 윤 대통령 취임 50일이다. 정치권에서 다양한 대통령의 리더십을 경험했는데, 윤 대통령 리더십에 대해 평가해 달라. 
 
"담대한 분이다. 상당히 관대하고 용기가 있다. 정치권에 오래 몸을 담지 않아 기존 정치인과 다른데 오히려 효과적이다. 학습능력이 뛰어나 핵심을 잘 짚고, 거기에 맞는 결단을 한다. 광주 5·18 추모식 때도 여당 의원들에게 동행을 권유하니 민주당 쪽에서 딱히 대응을 못했다. 윤 대통령으로 우리 정치가 새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윤 대통령은 영남도 아니고 호남도 아니다. 기존 정치와 다르고 원칙적인 분이라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 
 
 -새 정부가 많이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 '검찰 위주' 인사다. 야당 인사를 전격 발탁하는 '탕평책'이 필요한 게 아닌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야당 인사를 썼나. 탕평책을 했나.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운동권, 시민단체,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이 장악했다. 당시 역량 없는 인사로 인해 문제가 있지 않았나. 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라 검사만 많이 쓴다는 것은 우려라고 본다. 검사냐 아니냐를 문제 삼는 것보다 해당 인물이 얼마나 역량을 발휘하느냐 못하느냐로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인 조배숙'의 꿈은 무엇인가.
 
"영국의 노예제 폐지를 이끈 윌리엄 윌버포스라는 정치인이 있다. 노예해방은 당시 영국 국익에 반하는 일이었지만 윌버포스는 '인권에 반하는 일을 하면 되겠나'라며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영국의 노예제 폐지를 이끌었다. 나도 시대를 넘어 정의로운 일을 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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