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눈앞] 생산연령인구 '뚝뚝'…정년 연장·폐지 사회적 논의 시작

2022-06-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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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연령인구 감소, 우리 경제 성장세 제약 요소로 작용

저출산 대응 실패…경단녀·고령자·외국인 노동시장으로

1월 3일 영천시 분만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임인년 '새해둥이' [사진=영천시]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인구절벽' 위기를 눈앞에 두고 윤석열 정부가 정년 연장·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한다. 매달 출생아 수는 최저, 사망자 수는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만큼 인구 문제를 더이상 미뤄놓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정년 연장·폐지는 청년층의 극심한 반발과 세대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구 30개월째 자연감소…주요 생산연령인구 2050년엔 23% 그쳐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4월 사망자 수는 3만6697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6.3% 증가했다. 고령화가 계속되는 추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진 영향이 사망자 수 급증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4월 출생아 수는 2만11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감소했다.

이에 따라 4월 인구는 1만5573명 자연감소했다. 2019년 11월부터 30개월 연속 감소세다.

출생이 매달 최저 수준, 사망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생산연령인구 감소세도 가파르다.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50년 2419만명으로 35.3% 줄어든다.

주요 생산연령인구인 25∼49세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6.8%에서 2050년 23.1%까지 쪼그라든다.

이같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투입 위축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노동투입이 잠재성장률에 미친 기여도는 2011~2015년 0.7%포인트에서 2016~2020년 0.2%포인트로 떨어졌고, 2021~2022년에는 -0.1%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새 정부 인구정책, 저출산 대응에서 인구 감소 시대 적응으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 정부는 인구 정책의 무게추를 기존 저출산 대응에서 인구 감소 시대 적응으로 옮겨간다. 그간의 정책이 저출산 완화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발생할 수 있는 미래 상황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정책 초점을 수정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해 추진할 과제 중 하나로 '고령자 계속고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제시했다.

정부가 대응 계획을 세운 4대 분야는 경제활동인구 확충, 축소사회 대비, 고령사회 대비, 저출산 대응이다.

정년 연장·폐지는 경제활동인구 확충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졌던 여성과 고령자를 다시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거나 외국인력을 수입해야 한다.

정부는 이 중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고령자 계속고용과 관련해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재고용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만 60세인 정년을 65세 등으로 늘리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 정년 이후에도 기업이 고령층을 다시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사회적 논의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임금체계 개편 논의도…정년 연장·폐지 공론화해야
고령자 계속고용 방식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대법원도 지난 5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직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고령자 고용과 임금체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정부는 사회적 논의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경사노위 내 고령사회 대응 연구회에서 이미 고령자 계속고용과 임금체계 개편 방안에 관한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는 추가 논의기구를 구성하거나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의 방식으로 한발 더 나아간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사회적 논의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기업, 일자리를 고령층과 나눠야 하는 청년층의 반발이 만만찮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생산연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정년 연장·폐지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공론화된 적이 없다. 표를 의식하는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는 실종 상태다.

기업과 청년 등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명확하게 알리는 한편, 정년 연장·폐지 등으로 손해를 보는 계층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성부터 외국인까지…가능 인력 총동원할 듯

우즈베키스탄 UBT 모의시험 현장사진[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정부는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경력단절여성 복귀 지원과 외국인력 도입을 위한 첨단분야 외국인력 비자 신설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저출산 대응을 위해서는 그동안 해온 현금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일단 제시했다.

내년 1월부터 만 0세 아동은 70만원, 만 1세 아동은 35만원의 부모급여를 매달 지급하고 내후년부터는 만 0세 아동 100만원, 만 1세 아동 50만원으로 액수를 늘린다.

현금 지원과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을 고려해 육아휴직 기간은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리고 배우자 출산휴가기간, 초등돌봄교실·방과후 학교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근에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자를 확대하는 방안이 새롭게 등장했다.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인력 확보를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인력에 대한 비자 제도는 첨단분야 전문 인력과 중소기업이 요구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발급 요건 등을 완화하는 방안부터 논의될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경제활동인구 감소 대책으로 적극적인 이주·이민 대책을 권고한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지난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행사에서 "인구 감소로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인구문제를 전담할 인구층이나 이민국을 만들어 다른 선진국처럼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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