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일상회복이 본격화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다시 오프라인 사업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할인점 부문에도 투자를 대폭 확대해 실적 반등을 꾀한다.
◆2017년 이후 누적 순손실 2조2617억...6년 만에 순이익 흑자 전환 기대감 ↑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해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7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730억원)과 비교하면 당기순이익이 무려 4447억원이나 확대된 수준이다.
2019년 이후 적자 폭이 축소되긴 했지만 2020년 당기순손실 6866억원, 지난해 273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5년 사이 반토막 났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4.4%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2018년 3.4%, 2019년 2.4%, 지난해엔 2.2%까지 주저앉았다.
그러나 올해는 사뭇 다르다. 올해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리오프닝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올 1분기 롯데쇼핑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이익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687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당기순이익도 69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6년 만에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백화점과 할인점, 컬처웍스 등 주요 사업부문의 영업 정상화는 손익 개선에 긍정적 요인이다. 특히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마진율이 높은 패션 카테고리 판매 호조로 백화점 부문에서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전체의 30% 점포 문 닫았는데...롯데쇼핑, 다시 오프라인 힘 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행한 '고강도 구조조정'도 이익 증가에 한몫했다. 롯데쇼핑 할인점(롯데마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6조390억원으로 전년보다 4.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9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슈퍼사업부의 영업손실액은 2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이 같은 가시적인 성과 뒤에는 부실한 오프라인 점포 정리가 있다. 올해 1분기까지 2년 넘게 롯데쇼핑은 '장사 안 되는' 점포 212개를 정리했다. 당초 목표했던 전체의 30%를 웃도는 규모다. 앞서 롯데쇼핑은 2020년 2월 전국 700여개 점포의 30%에 달하는 200여개점을 정리하겠다며 구조조정을 공식화한 바 있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롭스 사업부문도 해체해 마트에 흡수시켰다. 롯데쇼핑은 롭스 가두점(로드숍)을 모두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는 '롭스 플러스'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분기 기준 롭스는 숍인숍 매장을 포함해 35개점만 운영 중이다.
부실 점포를 솎아낸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할인점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총투자액은 5665억원이다. 투자액을 가장 크게 늘린 사업부문은 할인점이다. 지난해 5억원 투자에 그쳤던 롯데마트는 올해 1289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예산 대부분은 특화 매장 개설에 쓰인다.
현재 롯데마트는 체험형 매장인 '제타플렉스', 창고형 할인점 '맥스', 보틀벙커 등 새로운 쇼핑문화를 선도하는 '특화 매장'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인천 송도 등에 대규모 복합몰 개발도 추진 중이다. 상암 복합몰은 서울 서북상권 최대 쇼핑몰을 목표로 현재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몰 송도점은 도심 속 리조트형 쇼핑몰이라는 콘셉트 아래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1분기 롯데쇼핑의 실적은 양대 축인 백화점과 마트가 점진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며 "점차 살아나고 있는 리오프닝 수요가 앞으로 롯데쇼핑의 실적을 반등시키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