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범죄도시2'는 지난 11일 오후 1시 50분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천만 영화'로 지난 2019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이후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앞서 '범죄도시2'는 개봉 2일 만에 100만, 4일 200만, 5일 300만, 7일 400만, 10일 500만, 12일 600만, 14일 700만, 18일 800만, 20일 900만, 25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전 작품들보다도 빠른 속도로 흥행 기록을 경신한 셈. 머지않아 '겨울왕국'(2014), '인터스텔라'(2014), '기생충'(2019) 기록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천만 관객 돌파 소식에 '범죄도시2' 측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 이상용 감독과 주연 배우, 제작진은 관객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모두가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를 지냈다. 극장의 위기를 모두가 이대로 두어 선 안 된다는 생각에 '범죄도시2'의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이 한마음과 한목소리로 용기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코로나19 속에서도 극장 개봉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제작진은 "개봉일을 일찍 정하고 오히려 더 담담했다. 우리는 지난 1편에도 경험했듯 콘텐츠의 힘이 있다면 관객들이 다시 영화와 극장을 찾을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이 영화가 지난 3년간 힘들었던 영화계의 숨통을 터 준 것 같아 기쁘다"라고 거들었다.
극 중 악당 '강해상'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 손석구도 '천만 관객 돌파' 소식에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손석구는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범죄도시' 시리즈에 출연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대한민국 영화가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한다"라고 인사했다.
특히 영화 '범죄도시'의 2편과 3편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은 '천만 돌파'를 기념해 13일 오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상용 감독은 이날 "'천만 돌파'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아직 (천만 돌파가) 실감 나지 않는다. 3편 준비에 정신이 없어서 그런 모양이다. 주변에서 축하 인사를 받고 알게 되었는데 다음 시리즈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에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범죄도시2'는 개봉 25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코로나19 이전 흥행작인 '기생충'의 기록을 뛰어넘으며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감독은 '범죄도시2'가 가파른 속도로 '천만 돌파'를 이뤄낸 게 "시기적인 이유도 크다"고 보았다.
이 감독은 "5월 개봉을 확정하고 '이때까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까?' 걱정도 컸었다. 다행히 시기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실내 취식 등이 가능해지며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준 게 아닐까 생각된다. 또 '범죄도시2'가 가볍기도 하고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을 보여주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날릴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극장에 모여서 팝콘도 먹고 함께 웃으며 영화를 보는 경험을 되새기게 된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상용 감독과 '범죄도시' 제작진은 '천만 돌파' 순간을 떠올리며 당시 주고받은 대화를 전해주기도 했다. 이 감독은 "당시 '범죄도시3' 배우 오디션을 한참 보던 중"이었다며 '범죄도시' 출연진과 제작진의 축하 문자에 '천만 돌파' 소식을 알게 되었다고 거들었다. 그는 "3년 넘도록 기다렸던 순간이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았다"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범죄도시2'의 '천만 돌파'는 코로나19 속 충무로에 큰 의미가 있다. '콘텐츠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고 관객들이 아직 극장을 사랑한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주었다는 점이 제겐 가장 큰 기쁨이다. 코로나19 이후 극장이 엄청나게 침체하였고 예전처럼 영화 투자가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 이 기회로 아직 개봉하지 못한 영화도 빨리 개봉할 수 있길 바라고 다른 영화의 투자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범죄도시2'의 흥행은 영화 업계 전체에도 고무적인 일이다. 코로나19 이후 일일 관객 수 100만명을 웃돌며 위기를 겪었던 만큼 다시 '천만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극장과 투자·배급사 모두에게 '희망'을 찾아주었다.
영화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배급사들은 영화 개봉 일정을 짤 때 전년도 흥행 성적(박스오피스)을 참고한다. 흥행 성적 1위 스코어를 계산해 여름 성수기 영화의 규모를 책정하는 식이다. 그런 이유로 '범죄도시2' 천만 돌파는 다시 규모감 있는 성수기용 대작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주었다. 손익분기점이 높은 영화도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CGV 황재현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범죄도시2'로 인해 극장도 코로나19 이전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 '기생충'의 흥행 성적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예전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천만 영화'는 코로나19 이전에도 나오기 힘들었다. 그만큼 코로나19 속 '범죄도시2'의 '천만 돌파'는 큰 의미가 있고 앞으로 개봉할 한국 영화들에도 희망을 주었을 거로 보인다. 한국 영화 부활의 신호탄이라고 할까? 개봉작들엔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콘텐츠가 힘이 있다면 얼마든 '천만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극장 측이 보는 '범죄도시2'의 흥행 이유도 분석했다.
황 팀장은 "사회적으로 극장을 찾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이 '천만 영화' 만들기에 기반을 마련해 준 게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실내 취식 등으로 관객들이 하나둘 극장을 찾기 시작했고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마니아 관객들이 극장을 방문했다. 또 '범죄도시2' 같은 오락 영화의 등장으로 극장이 다시 북적이게 됐고 '천만 관객'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며 "관객들의 입소문도 '범죄도시2'의 '천만 관객'에 큰 힘을 보탰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로 CGV 데이터전략팀이 2016년 이후 500만명 이상 동원한 한국 영화 22편을 대상으로 관객 추천을 받아 수치화한 NPS(Net Promoter Score)에 따르면, '범죄도시2'는 60%에 가까운 수준으로 '영화 추천'을 받았다. 관객들의 입소문과 적극적인 추천으로 '범죄도시2'가 빠르게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상용 감독은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도 '범죄도시3' 캐스팅을 마무리하며 영화 촬영을 위해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3편은 마석도 형사가 금천서에서 광역수사대로 이동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라며 "새로운 인물과 함께 수사하는 마석도 형사의 활약상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야쿠자가 3편의 악당으로 이들이 한국으로 넘어와 범죄를 저지르는데 마석도가 이를 저지하고 통쾌한 액션을 펼친다는 내용으로 꾸려졌다"라고 '범죄도시3'에 관해 귀띔했다. 2편의 흥행에 따라 3편도 관객들을 만족하게 할 만한 요소가 가득하다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