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과 KH그룹 컨소시엄은 쌍용차 인수를 위해 대형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맺을 예정이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대형 FI와의 컨소시엄과 관련해 "이미 상당 부분 진행했다"면서 "자금력 측면에서 KG그룹에 밀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전에서 FI와 손을 잡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지난번 에디슨EV와 FI를 맺었던 중견 사모펀드 운용사(PE) 등 여러 FI들이 쌍방울그룹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거절해왔다.
쌍방울그룹이 FI와 손을 잡지 않은 2가지 이유
쌍방울그룹이 FI를 고려하지 않았던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쌍용차를 재건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무적투자자들은 펀드를 조성한 뒤 투자금을 받아 투자자(LP)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그러다 보니 일정한 수익이 나오지 않는 기업이 아니라면 투자가 어렵다. 쌍용차는 2017년 이후 줄곧 적자를 내고 있다. 2016년을 제외하면 2010년대 전부 적자를 냈다. 최근 13년 중 단 한 해만 흑자를 낸 것이다. 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면 흑자 전환이 힘든 상황이다. 또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전기차로의 변화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영업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향후 엄청난 환경 관련 과징금과 과태료가 예상된다.
그간 쌍용차 M&A 취재에 응한 관계자들은 모두 쌍용차 턴어라운드를 위해 최소 3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FI들은 단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요구할 공산이 크다.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한 대형 PE나 엄청난 자산가인 개인투자자 정도를 제외하면 예외는 없다.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고, 2~3년 뒤에는 소위 '리캡(Recapitalization)'으로 불리는 자본재조정도 고려해야 한다.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FI들이 투자를 제안하는 이유는 평택 부지다. 쌍용차 M&A에서 가장 주목받는 평택 부지는 가치만 1조원에 육박하면서 쌍용차 청산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쌍용차 M&A는 '염불'보다 '잿밥'이 주목받고 있다. 부지의 용도변경을 전제로 주판알을 굴리는 시나리오도 여럿 나왔다. 매각 측 역시 이를 우려해 매각 실사 과정에서 평택 부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매각 주체들은 우선협상대상자에게만 이 정보를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FI는 부동산 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쌍용차 공장의 부지 이전과 용도 변경이 수반되기에 쌍용차를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잔소리꾼'이 늘어나는 것이다. 쌍용차의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 FI들과 마찰을 빚을 공산이 크다.
그러다 보니 쌍방울그룹은 오너 사이에 교감이 있는 KH그룹하고만 컨소시엄을 맺었다. 양 사는 오랜 기간 협력을 이어왔기에 갈등이 일어날 소지가 적다.
우선은 쌍용차 인수… 자금력 확보에 '방점'
그랬던 쌍방울그룹이 정책을 180도 바꿔 FI와 손을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데에는 지난달 있었던 스토킹호스 예비인수자 선정 과정에서 KG그룹에 패배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쌍방울그룹은 예비인수자로 선정되지 못하자 상당히 격앙됐다. 지난달 13일 예비인수자 발표 이후 예비인수자 선정 효력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하기도 했다. 쌍방울그룹은 공식 보도자료로 "KG그룹과 파빌리온 PE 연합에 담합 논란이 있어 유감스럽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이후 쌍방울그룹은 KG그룹이 수용하기 힘든 조건을 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쌍용차 인수전의 승리를 최우선으로 삼는 것으로 목표가 바뀌었다고 해석된다. 쌍방울 측 관계자는 "이번에 입찰을 한다면 KG그룹이 못 따라올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쌍용차 측에서 중요시하는 자금조달 증빙, 향후 경영계획 등과 같은 비계량 요소 역시 준비를 잘해 다시 한번 입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FI를 확보한다면 확실하게 자금력을 보강할 수 있다. 자금력 보강은 자금 조달 증빙과도 연결된다. 쌍방울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전 계열사가 유상증자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이 방식은 자금 조달 '증빙' 관점에서는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현재 유상증자가 진행되지 않았기에 계획에 불과하다.
또한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10월 15일 전에 유상증자가 실패할 수도 있다. 2019년 코웨이를 인수하려고 했던 웅진그룹 계열사 웅진씽크빅의 경우, 유상증자까지 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당장 오늘 쌍방울, 광림, 나노스, 아이오케이, 미래산업 등 쌍방울그룹의 계열사들이 모두 유상증자를 시도하더라도 기간을 못 맞출 수 있다는 의미다.
스토킹호스 절차의 특성상 예비인수자인 KG그룹은 다른 인수 후보자가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이를 수용해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이때 조건은 자금 조달 증빙 등으로 확실하게 증명된 것만을 의미한다. 다른 인수 후보자가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써내며 M&A 과정을 방해할 수 있기에 이를 방지하는 차원이다.
그렇기에 대형 FI와의 연합(컨소시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FI가 확보될 경우, 증빙이 확실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KG그룹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생겼다는 의미다. IB 업계 관계자는 "쌍방울그룹이 FI와 컨소시엄을 맺는다면 KG그룹이 예비인수자 지위를 확보했더라도 두 번째 입찰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주 큰사기 준비했네 쓰래기 기업
기사까지 써주시는
쓰래기 사기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