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핵심 식품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다음 달 1일 합병한다.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서 롯데푸드를 흡수하는 구조다. 롯데푸드는 합병 후 소멸된다. 앞서 롯데제과는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롯데푸드와 합병하는 결의안을 승인한 바 있다.
롯데제과는 합병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조직과 생산공장, 물류 체계를 손본다는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중복 사업인 빙과 부문 조직에 변화를 꾀한다. 통합 법인 사업부는 제과사업부, 푸드사업부 등 크게 2개로 나뉜다. 두 회사에 혼재돼 있던 빙과 사업 부문은 제과사업부 산하 영업본부 '통합빙과부문'으로 일원화하게 된다. 영업조직도 하나로 합친다. 유사 지역에 있는 중복 영업소는 1개로 축소하되 통합조직 관할 구역 조정도 함께 추진한다. 할인점 등 새로운 유통 채널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한 지역에 전담 영업소도 설치한다. 시범적으로 인천, 경기 수원, 부산 등 3곳에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생산기지도 손질한다. 기존 4개인 생산라인을 3개로 축소한다. 현재 롯데제과는 서울 영등포와 경남 양산, 대전 대덕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으며, 롯데푸드는 충남 천안 1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아이스크림 상품 가짓수도 줄인다.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한 구색 제품은 생산을 중단하고 핵심 브랜드 제품 중심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현재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에서 생산 중인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81개에 달한다. 합병 이후 브랜드를 20개 이상 줄이고, 상품 가짓수도 현재 707개에서 400개 이상 축소한다는 목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이 이뤄지면 롯데의 빙과 시장 점유율은 45.2%로 뛰어오르며 빙그레를 추월하게 된다. 롯데가 두 계열사 합병을 추진한 데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 중복된 생산·물류 라인을 축소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브랜드도 축소해 수익성을 계속해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잣대는 통합 법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가 될 전망이다. 당면 과제는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이다. 중복 사업을 하나로 합치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전체적인 회사 분위기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중복 사업이 빙과 사업 하나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빙과 사업 매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매출액 중 빙과 비중은 롯데제과가 17.5%, 롯데푸드 13.4%로, 둘 다 전체 중 약 5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복 사업 부문이 빙과가 유일하다"며 "여기에 중복 원재료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폭발적인 합병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