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증시가 날아오르고 있다. 봉쇄 해제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1년 내내 하락세였던 주가가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경기부양책 수혜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업종 위주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일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홍콩(항셍)H 지수는 전일 대비 2.39%(169.23포인트) 오른 7251.61로 마감했다. 이 지수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 중 5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 주요 구성 종목은 중국판 배달의민족인 메이투안, IT 공룡 텐센트, 중국 대표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 등이다.
여타 중화권 증시도 오름세다. 같은 기간 홍콩지수는 1만9380.34에서 2만1114.98로 8.95%(1734.64포인트), 상해종합지수는 3054.99에서 3149.06으로 3.08%(94.07포인트), 선전(심천)종합지수는 1만1094.87에서 1만1310.28로 1.94%(215.41포인트) 상승했다.
중화권 증시가 일제히 상승하는 까닭은 중국 당국이 일부 지역의 봉쇄 해제를 예고하는 등 리오프닝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는 전제 하에 내달 1일부터 상하이에 대한 도시 봉쇄를 전면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상하이의 신규 감염자 수는 67명으로 3월 이후 처음으로 신규 감염자 수가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 기대감도 중화권 증시의 상승을 견인하는 요소다. 중국은 지난 4월말을 기점으로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중이다. 4월 29일에는 중앙 정치국 회의가 통화·재정정책 수단 다각화와 인프라 투자 가속화, 부동산·플랫폼 규제 완화를 강조했고 5월 15일과 20일에는 부동산 부양책과 규제 완화책을 발표했다. 23일에는 리커창 총리가 6대 분야에 대한 33개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화룡점정은 지난 25일 열린 국무원 긴급회의였다. 중앙정부가 고위간부 전원을 소집, 2분기 경제 성과 도출을 강력하게 주문했기 때문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5일 회의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각 부처와 지방정부에 5월말 이전 경기부양책 발표와 6월말 지방 특수채 발행 완료 및 9월말 이전 사용을 주문했다"며 "6월까지 지역별로 인프라와 부동산, 소비부양을 위한 정책이 경쟁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는 중앙정부 추경과 특별국채 발행, 지방 특수채 한도 증액, 재대출 확대 등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화권 증시 강세의 수혜를 볼 것으로 지목된 지수는 CSI500과 홍콩H다. CSI500은 상해와 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중 상위 300개를 제외한 500개 중소형주로 구성된다. 시클리컬(경기민감주)과 인프라 투자 수혜 업종 비중이 높기 때문에 경기부양책 발표 시 가장 유리할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H는 최근 1년 동안 지수가 30% 넘게 하락한 만큼 지수가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이밖에도 최근 6개월간 40%대의 밸류에이션 조정을 받은 상해 과창판50과 홍콩테크 지수도 주목할 만하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고려하면 매력도는 충분한 상황이다. 2분기에 지수 하단을 구축하고 하반기에는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