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더 오를 것"…5월 기대인플레이션 9년 7개월 만에 최고

2022-05-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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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5월 소비자동향 조사 발표

[사진=연합뉴스]

1년 뒤 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식료품 가격에 기름값까지 실생활 체감물가가 오르는 만큼 앞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물가 대응을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면서 금리 수준 전망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3.3%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3.4%)도 역시 한 달 사이 0.2%포인트 높아졌다. 2013년 1월(3.4%) 이후 9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기대인플레이션 응답 분포를 살펴보면 6% 이상이라고 답변한 비중이 8.3%에서 9.2%로 0.9%포인트 높아졌다. 5~6%라는 응답 비율도 7.3%에서 8.1%로 0.8%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한 응답 비중도 석유류 제품이 4.4%포인트 감소한 반면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이 각각 1.7%포인트, 1.6%포인트 상승했다. 

이종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과장은 “최근 밀가루나 팜유 가격이 오른다는 등 물가 관련 뉴스가 많아졌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길어질 것으로 보면서 체감물가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요금이나 공업제품, 식자재 등 물가가 높다고 느껴지다 보니 불안 요인도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물가 우려 속에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6으로 4월(103.8)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전월과 비교해 CCSI 6개 구성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89·-3포인트), 향후경기전망(84·-3포인트), 생활형편전망(93·-1포인트), 가계수입전망(98·-1포인트) 지수가 하락했다. 

5월 금리 수준 전망지수는 146으로 한 달 새 5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도는데 그만큼 금리 상승을 전망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뜻이다. 

한편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1개월 사이 3포인트 낮아졌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 비중이 다소 줄었다는 뜻이다.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자 부담이 증가하고, 유동성 축소에 따라 자산가격이 빠지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장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에 따른 공급 증가 기대 등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도 정부 정책과 규제 수준 등이 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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