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2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 대해 "역대 최단기간에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이라며 "준비 시간이 짧았을 텐데, 그 점을 감안하면 잘한 회담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포괄적 안보 동맹을 맺겠다는 의미를 확고하게 명문화한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중국에 대한 대응이고 둘째는 경제 동맹"이라며 "미국 경제가 안 좋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한국과 일본, 대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한국이 쿼드(Quad,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에 참석 자격을 얻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날 쿼드에 한국을 추가하는 문제를 두고 "지금은 쿼드 자체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한국의 쿼드 추가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새 회원국을 생각하기보다는 (쿼드가) 지금은 이미 제시한 것들을 발전·강화시키는 게 목표"라고 선을 그었다. '쿼드 플러스(+)'에 대해서도 아직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이 교수는 "한국을 쿼드에 넣는 걸 고려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아쉽다. 다만 미국이 생각하는 쿼드와 일본이 생각하는 쿼드, 호주가 생각하는 쿼드가 다 다르다"며 "이런 복잡한 부분들이 있어 교통정리가 먼저 필요하다고 밝힌 미국 측 이야기는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만든 것 아니겠나. 미국이 직접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염두에 두지 않았을 리 없는 '쿼드 플러스'의 '플러스'에 들어가는 것과 IPEF가 많이 겹친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응해 군사훈련 확대를 모색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ABM(Anything But Moon·문재인 정부 정책이 아니면 다 된다)' 성격을 보인다"고 봤다.
이 교수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확대한다는 얘기 등을 미루어 봤을 때 이제는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그런 개념 아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