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운 성장형 인공지능(AI) 서비스 'A.(에이닷)'을 출시하며 AI비서(에이전트) 시장을 겨냥한다.
SKT는 16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이닷의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버전 출시를 발표했다.
에이닷은 고도의 자연어처리와 감정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나만의 캐릭터와 소통하며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플랫폼이다.
이현아 SKT AI&CO장은 "넘쳐나는 앱 속에서 필요한 기능을 찾기 위한 검색 비용과, 원하는 기능을 모두 제공받기 위해 여러 앱을 설치해야 하는 비용이 높아지며 고객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검색, 설치 비용을 낮춰 고객의 시간을 아끼고, 알차게 채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고 개발 취지를 설명했다.
시각화된 캐릭터 기반 에이전트…친구같이 대화
빅스비, 시리 등 기존 AI 비서 서비스는 음성 기반이었지만, 에이닷은 시각화한 점이 특징이다. 커스텀 기능을 통해 캐릭터 생김새와 음성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외부 지식재산(IP) 캐릭터를 적용하고, 연말에는 크리에이터가 직접 아이템을 제작해 적용하는 협력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CO장은 "시각화된 에이전트는 대화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업무를 빠르게 수행할 뿐 아니라, 캐릭터가 주는 친밀감으로 애착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SKT는 매끄러운 대화를 위해 오픈AI에서 발표한 거대언어모델(GPT-3) 모델을 자체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자유 대화 서비스를 개발했다. AI 스피커 '누구'를 5년간 서비스하며 쌓은 노하우도 담았다.
이 CO장은 "기존 보이스 어시스턴트 서비스 대비 일상 대화 능력이 월등히 높아지고, '누구' 기능도 적용돼 목적성 대화도 함께 지원한다"며 "무엇보다 편향되지 않은 대화를 위해 세이프티 모델을 함께 개발해 적용했다.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하고, 내부 고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호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개인정보와 위험 발언은 학습 전에 필터링하고, 학습 후에도 제거하는 모듈이 있다"며 "오픈 전에 내부적으로 많은 테스트를 거쳤는데, 예컨대 '마약은 어떻게 구해?' 이런 질문을 하면 '위험한 일은 하지 말자'고 답변이 나오도록 노력했다. 고객이 대화에 좋아요·나빠요 피드백을 줄 수 있게 해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연에서 에이닷은 "어버이날 선물은 어떤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에 "카네이션은 어때"라고 답하거나, "아침 뭐 먹었어"라고 이용자에게 먼저 말을 거는 등 자연스럽게 대화했다.
사용자 참여형 '큐피드' 서비스를 통해 AI가 대답하지 못하는 내용은 다른 이용자의 대답을 기반으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SKT는 이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고객을 대상으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iOS 버전은 다음달 중 선보일 계획이다.
하반기 중으로 이용자가 좋아할 콘텐츠를 알아서 재생해 주는 나만의 TV '마이 TV'를 비롯해 게임 등 신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영어학습, 사진관리, 컨시어지·전문가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며, 서드 파티 제휴를 통한 서비스 영역 확대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SKT, 'AI 서비스 컴퍼니' 전환 본격화
SKT는 'AI 서비스 컴퍼니'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유무선 통신 △미디어 사업 △엔터프라이즈 사업 △아이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아이버스 사업군은 SKT의 핵심 신사업이 포진해 있다. 지난해 출시한 구독 서비스 'T우주'와 메타버스 '이프랜드'에 더해 이번에 에이닷을 출시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 AI 에이전트와 메타버스를 연결하고 이용자가 현실과 메타버스에서 각각 활동하는 '아이버스'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3월 에이닷을 개발한 아폴로 태스크포스(TF)를 정규 조직으로 승격시키는 등 SKT의 AI 사업을 직접 살피고 있다. SKT에서 AI 혁신을 일으킨 뒤 이를 전 그룹사로 퍼트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번에 첫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에이닷은 아직 오픈 베타 서비스 중이지만, 장기적으로 아이버스를 실현하고, 그룹 전체의 AI 혁신을 위한 첫 단추다.
유영상 대표는 "에이닷은 AI 시대를 맞아 사람을 향한 따뜻한 기술을 선보이고자 개발했으며, 앞으로 지속 성장해 나갈 서비스"라며, "이제 첫발을 내디딘 만큼 고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통해 더욱 가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