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4.8%)를 기록한 가운데 조만간 5%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예상보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오는 26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9일 글로벌 투자은행 ING는 "최근 기저의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높고 원화 약세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3.6%에서 4.6%로 대폭 상향 조정한다"면서 "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향후 수개월 내에 5%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는 그동안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며,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물가 체감 최소화를 위해 순차적으로 공공요금이 재차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공공요금 인상은 2023년에도 계속돼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한국은행 목표치인 2%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두드러지고 있는 서비스물가 오름세도 지적했다. 외식 물가는 4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6.6% 상승했고 나머지 개인 서비스 물가도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 3월 말 거리두기 완화로 각종 서비스업 활동이 재개되면서 노동집약적 서비스 물가(가사서비스, 요양관리, 아파트 관리 등)가 상승했으나 이는 다만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노동 수급 불일치 등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있어 수개월 내에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ING은행은 한은이 당분간 물가 상승 억제에 더 많은 노력을 쏟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예상치보다 높은 CPI와 시장 전망치를 웃돈 1분기 GDP 성장률을 근거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가 시장의 예상(현재 7월 추가 인상)보다 한층 앞당겨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행보와 6월 한은 금통위 회의가 잡혀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5월 금통위에서의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7월과 12월 각각 25bp씩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연말 들어서야 물가 안정세와 성장에 대한 우려 증가로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