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대로 오른 서울 아파트 대신 빌라(다세대·다가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고점논란, 대출 규제, 이자 부담 등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전체 거래 중 빌라의 매매거래량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의 전체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거래 5098건 가운데 빌라(다세대·연립주택)는 3303건으로 집계됐다.
빌라 매매 비중이 64.8%에 달한 것으로, 이는 2006년 관련 월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의 빌라 매매 비중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62.8%→63.4%→60.2%→64.8%)으로 60%를 상회하는 중이다.
이어 양천구(79.7%), 금천구(74.5%), 은평구(72.8%), 송파구(72.6%), 도봉구(71.9%), 강동구(71.7%), 등이 70%를 넘었다.
통상 빌라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 앞서 주택 수요자들이 대체로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며 아파트와 빌라의 거래량이 2~3배씩 차이 나곤 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전체 주택 매매 건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월간 최저치로 떨어졌다. 비싼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라도 사자는 수요가 몰리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 시세 기준 올해 3월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1억5015만원이다. 빌라 평균 매매가는 3억5267만원으로 빌라를 3채 팔아도 아파트를 사려면 1억원이 더 필요하다.
또한 서울시와 정부가 재개발 규제 완화기조를 보이며 관련 사업지가 늘어나는 점도 상대적으로 빌라의 인기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