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농촌 둘레길 걸어요"…코로나가 바꾼 농촌관광

2022-05-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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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2020 농촌관광 실태조사'

농촌관광 경험률 41.1%→30.2%

선호활동 맛집방문→둘레길 걷기

만족도 74.8점…코로나 전보다↑

경기 이천시 율면 석산리와 산성리 사이에 조성된 소뚝도랑 둘레길 [사진=이천시]

코로나19 여파로 농촌관광 방식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맛집 방문에 집중됐던 관광 형태가 둘레길 걷기 중심으로, 동행자는 가족 단위로 변화했다. 또한 당일치기 관광이 늘었다.

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은 4일 '2020 농촌관광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농촌관광은 농촌에서 체험 활동을 하거나, 농촌 자연·환경을 비롯해 역사·문화, 농업·생활 등을 경험하는 관광을 말한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2020년에 농촌을 관광한 국민은 30.2%로 2018년 41.1%보다 10.9%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20대는 38.8%에서 19.1%로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농촌관광 횟수도 1인당 연간 2.3회에서 0.9회로 큰 폭으로 줄었다. 재방문하는 농촌 관광지가 있다고 답한 비율도 40.0%에서 9.9%로 급감했다. 농촌관광을 하면서 쓴 1인당 지출액도 13만6884원에서 9만341원으로 뚝 떨어졌다.

선호하는 활동도 달라졌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에는 맛집 방문(72.0%), 둘레길 걷기(70.3%), 체험 활동(69.7%)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지만 2020년엔 둘레길 걷기(64.5%)가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농·특산물 직거래(63.4%), 맛집 방문(61.6%) 등이었다.

실제 경험한 활동은 농촌 둘레길 걷기(13.2%), 농촌지역 맛집 방문(13.1%), 농·특산물 직거래(11.4%) 순으로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는 맛집 방문(59.1%)과 둘레길 걷기(52.6%)가 많이 꼽혔다.

농촌관광을 하는 이유로는 '일상 탈출과 휴식'(32.2%)이 1순위로 꼽혔다. 이어 '즐길 거리와 즐거움을 찾아서'(22.7%), '농촌 자연경관 감상'(10.8%) 순이었다. 나이에 따라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 10대는 '즐길 거리·즐거움'을, 30~40대는 '품격과 생활 여유'를 위해 농촌을 찾았다.

관광에 동행한 사람은 가족·친지(73.7%)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20대는 친구·연인·선후배(66.7%)가 많았다.

농촌관광은 주로 집과 가까운 곳에서 당일치기 형태로 이뤄졌다. 실태조사 결과 집에서 농촌관광지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시간 42분이었다. 일정은 당일 방문이 72.5%로 숙박여행보다 많았다. 2018년 44.8%와 비교해 1.5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동 교통수단은 자가용(97.7%)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코로나19로 농촌관광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도 만족도는 이전보다 높게 나타났다. 2020년 농촌관광 만족도는 평균 74.8점으로 2018년(69.8점)보다 높았다. 만족도가 높은 항목은 숙박시설(78.8점)과 자연경관(78.7점), 관광 활동 안전성(77.2점) 등이었다. 안내 홍보물(69.9점)과 응급의료·진료시설(70.1점), 마을·체험 해설과 안내(71.2점)는 평균을 밑돌았다.

농촌관광 실태조사는 2년 주기로 실시한다. 2020년도 조사는 지난해 10월 2일~11월 30일 전국 만 15세 이상 국민 202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일반 현황을 비롯해 농촌관광 실태, 만족도와 평가, 코로나19 관련 인식 등 4개 부문·45개 항목을 면접 조사했다. 코로나19 인식 조사는 이번에 처음 포함했다.

김상남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이번 조사로 코로나19 시대 농촌관광 실태와 인식, 개선 과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일상 회복으로 농촌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정책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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