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로벌 전기차 1000만대 시대… 한국 車시장, 두마리 토끼 잡으려면

2022-05-0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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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시작된 전기차 보급이 이제는 완전한 확산세다. 지난해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는 약 670만대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9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추세면 내년에는 1500만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내연기관차의 종식도 더욱 앞당겨지면서 전기차를 기반으로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과 커넥티드 기능이 더욱 강화되는 사업 구조의 중흥기가 예상된다.

전기차가 완전한 주도권을 쥐면서 글로벌 기업별 부침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워낙 빠르게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경착륙으로 인한 사업별 부침이 커지고 신흥 강소기업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해외 대비 늦지 않게 전기차 개발·보급이 활성화하고 있다. 작년 말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는 약 10만대 수준이다. 올해는 20만대를 넘어 올해 말 누적 무공해차 대수는 5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후년인 2024년에는 연간 50만대의 전기차 판매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공략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은 물론이고 배타적인 일본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모델인 만큼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수준이라 확신한다.

아직 전기차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큰 일본은 이미 전기차 시장 진입이 늦었다고 할 정도로 늦게 움직이고 있다. 이 부분도 우리에게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일본 도요타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차에 올인하고 있고, 최근 전기차 시장 진입을 선언했으나 아직은 선언적 수준이 큰 만큼 본격적인 진입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품질 격차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가장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테슬라는 ‘오토 파일럿’이라는 자율주행 기술과 OTA라고 하는 실시간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기능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바짝 뒤따라온 글로벌 제작사의 전기차 진입으로 앞으로는 독보적인 질주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리비안이나 루시드 같은 신흥 전기차 스타트업도 다양하게 진입할 것이나 테슬라처럼 성공한다는 보장이 쉽지 않다. 기존 글로벌 제작사들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상위 자리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애플카, 소니카 같은 자율주행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화된 시스템 보급도 앞으로 기대되는 영역이다. 4~5년 후에는 반도체 위탁 생산인 파운드리와 같이 전기차 파운드리도 등장하면서 위탁생산 전기차에 독특하고 차별화된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전용 자율주행 전기차가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단순히 제작사와 스타트업 중심으로 공급되던 전기차가 더욱 다양해지고, 누구나 전기차 시장 진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배터리 공급이 제작사 중심으로 내재화가 되면서 기존 배터리 기업은 더욱 진보된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거나 전기차 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계기도 나타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년 이내에 세계적으로 연간 전기차 판매량 2000만대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면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치열한 전쟁터로 변모할 것이다.

기존 정비업체도 레드오션화하면서 기존 정비업의 약 70% 이상은 도태되고 규모의 경제를 갖춘 정비업체가 전체를 애프터서비스하는 형태가 나타날 것이다. 이에 더해 중고 전기차 시장, 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태동 등 극명한 부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수직·하도급 구조의 부품 협력사도 엔진·변속기 부품 수요가 줄면서 통폐합되고 업종을 전환하는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태동하는 배터리와 모터는 물론 전기차 전용 전장 기업이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면서 합종연횡, 적과의 동침, 이종 간 결합 등 통폐합 구조는 더욱 확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너무 빠르게 진입하는 전기차 시장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에서 경착륙으로 인한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생산직으로 인한 노사 간 갈등은 향후 더욱 크게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아도 노조 파업이 연례행사인 우리에게 노사 관계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노사 간 원만한 합의가 없다면 국내 산업은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기업하기 좋은 구조로 바꾸지 않으면 미래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률은 매우 어둡다.

이제 전기차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당위성은 물론 철저한 준비와 냉정한 판단으로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만 하는 숙명을 안고 가야 하는 시기다.

예전의 패스트 폴로어(빠른 추격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선두 주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를 바란다. 그 역량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고 단언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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