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마음으로 협력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

2022-04-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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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특별 기고문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곡우에 즈음해, 1년에 한 번 열리는 보아오(博鰲) 포럼이 지난 20일 중국 하이난 보아오에서 예정대로 개최됐다. 보아오는 전설에 따르면 오룡(鰲龍)을 박격(搏擊)한 곳으로, 어려움을 헤치고 나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재 백년에 한 번 있을 만한 변화의 국면과 세기의 전염병, 지역 핫이슈들이 거세게 일고 있는 시기에 각국의 각계 전문가들이 다시 이곳에 모여 어려움을 헤쳐 나갈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보아오포럼 중요 연설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각국이 함께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세계 평화와 안녕을 공동으로 수호해야 하며 글로벌 거버넌스의 도전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 주석은 지난해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를 제시한 데 이어 올해도 다시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제시해 '6가지 견지'를 통해 안보가 무엇이고 안보를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를 천명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류 안전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도모하기 위한 장기적인 길을 제시했다. 네 가지로 이를 요약해본다.

첫째, 안보는 모두의 공통된 안전이다. 각 국가는 운명을 함께하며 안전도 함께하고 있다. '나비효과'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작은 코로나바이러스 입자 하나로도 전 인류의 생산과 생활 방식을 바꿀 수 있고, 한 나라의 탄소 배출이 전 세계의 기후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충돌이 전 세계 정치, 경제, 식량, 에너지 등 각 분야의 안보 정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떤 집단이나 어떤 국가, 그 누구도 자신만의 이익을 꾀할 수는 없다. 우리는 공동 협력 및 지속 가능한 안보관을 견지해야 하며, 전통적·비전통적 영역의 안보를 포괄적으로 수호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 분쟁과 테러리즘, 기후변화, 사이버안보, 생물안전 등 글로벌 이슈에 공동 대응하여 세계 평화와 안전을 지켜야 한다.

둘째, 안보는 상호적이며 분리할 수 없다. 각국이 융합된 오늘날, 안보는 양방향으로 연동돼 있어 절대적인 안보는 없고 오직 상대적인 안보만 있다. 모든 국가는 자국의 안보 우려를 안고 있어 더 강한 안보를 원하지만 이것은 반드시 합리적이고 상대적이어야 한다. 만약 한 나라가 다른 나라 안보를 희생시켜 자국의 소위 절대적 안보를 도모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실행할 수 없고 결국 화를 자초해 자국에도 해를 끼칠 것이다.

이미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뼈아픈 교훈들이 이를 거듭 증명해왔다. 우리는 집단 정치와 진영 간 대항을 지양하고 유엔(UN)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지키며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안보 불가분의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각국의 요구를 모두 고려하고 각국의 이익을 포용해 균형적이고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안보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안보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평화적 방식을 통해 실현해야 한다. 주권과 존엄은 모든 국가의 마지노선으로 침범하거나 짓밟아서는 안 된다. 이와 동시에 모든 국가의 합리적 안보 우려는 존중돼야 하며 어떤 국가라도 궁지에 몰리면 반격할 수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강자가 약자를 힘으로 괴롭히는 것은 불안정한 정세의 원인이고 정글의 법칙은 전란의 근원이며 무력으로 전쟁을 막는 것은 모두가 손해 보는 현명하지 못한 책략이라고 거듭 경고해왔다. 이에 따라 우리는 반드시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각국 국민들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발전 노선과 사회제도를 존중하여 원천적으로 안보의 기초를 쌓아야 한다.

만약 이견과 분쟁이 있다면 끊임없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고, 어떤 세력이든 기회를 틈타 부추기고 평화 회담을 방해하고 훼손하는 것에 반대하며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대화로 분쟁을 해결하고 대화로 안전을 촉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발전과 안보를 총괄해 항구적인 안보를 실현해야 한다. 발전과 안보는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할 수 없다. 척박한 땅에는 평화의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전쟁이 연일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발전의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대부분 국가에 있어서 발전은 최대의 안전이며 지역의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마스터 키'와 같다. 화를 남에게 전가하고 디커플링 제재를 하는 등의 방식은 자국 발전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혼란을 야기하며 안전을 해친다. 협력하고 상생을 도모해 함께 발전해야만 공동의 안전과 항구적인 안보를 실현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이어온 '아시아의 기적'의 성공 비결은 바로 지역 협력에 있었다. 중·한 양국은 모두 전란의 폐허 위에서 욕화중생(浴火重生·고난을 견디고 다시 새롭게 태어남)을 이루어 평화의 소중함과 발전의 어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아시아는 대국의 '바둑판'이 될 수 없고, 아시아 국가들 또한 결코 대국들의 '바둑돌'이 아니다. 현재 세계는 평안하지 않지만, 우리가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듯 한마음으로 협력한다면 반드시 위협적인 모든 거친 파도를 헤치고 미래 성장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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