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영향등으로 인해 학교 현장은 온라인 등교, 수업시간 단축 등 학생의 안전을 위한 조치와 원격수업 등 적절한 수업권 확보를 위한 노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가며 변화하고 있다. 특히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마련 등 양질의 수업을 위한 일선 학교, 그리고 교사의 노력으로 코로나19에서도 배움은 계속되고 아이들은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교의 변화에 함께 참여하는 것은 지자체도 예외가 아니다. 대개의 지자체는 코로나19 방역물품 지원, 학교 시설 구축 등 물품과 시설 지원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의 인구 24만의 전국 최고의 교육도시인 오산시는 시설 지원은 물론 학교와 함께 수업 콘텐츠로서 디지털교과서를 제작, 코로나19에 따른 교육현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오산시 초등학교 3학년 사회과 지역화교재”의 발전과정을 통해 지자체가 지역교육 주체로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 수 있다.
2018년 오산시의 ‘우리고장 바로알기 수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초등학교 3학년 지역화 교재 제작은 오산지역에 대한 수업자료가 필요하다는 학교 현장의 요구에서부터 시작됐다. 통합교육지원청인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서 제작한 초등학교 3학년 사회과 부교재인 '내고장 화성·오산'에 오산지역에 대한 자료가 적어 오산의 아이들이 오산을 배울 기회가 부족했다.
오산시는 즉시 관내 초등교사를 편집위원단으로 위촉해 오산만의 지역화교재를 제작했다. 편집위원단이 회의를 통해 오산의 환경, 지명, 역사, 축제 등 다양한 오산의 모습을 재미있게 교재에 담았고 북아트 5종(오색시장, 문화유산, 지명, 오산천, 축제)을 만들어 아이들이 오산을 더 흥미있게 접하도록 했으며 또 교재 뒤편에 오산교육지도를 첨부하여 다양하게 활용하여 교육효과를 더 높이고 있다.
단순히 교재 제작만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으며 2019년 2월 새학기 시작 전 오산시는 교재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할 관내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연수를 진행했다. 교재에 대한 설명과 교재 안에 수록된 오산의 명소를 직접 답사해 보는 시간을 통해 질 높은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했고 담임교사 모두 새로운 교재와 연수에 대해 만족했다.
2019년은 지역화교재 제작의 내실이 더 풍성하게 담긴 시기였다. 먼저 2019학년도 교재 및 북아트에 대한 학교 현장의 개선의견을 받아 2020학년도 교재 제작에 반영하기로 했다. 수업을 진행했던 교사를 대상으로 10일 동안 진행된 개선의견 조사에서 워크북 구성내용, 북아트 형태 등 58건의 개선사항을 받았으며 특히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로 오산의 주요 명소에 대한 동영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편집위원단의 회의를 거쳐 2020학년도 교재에는 워크북, 북아트에 더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영상이 제작됐다. 수업 지원 영상은 총 35편으로 △오색시장 안내 동영상, △오산시 24개 법정동의 유래와 모습을 설명하는 지명 동영상, △오산의 다양한 축제를 안내하는 축제 영상, △오산의 문화유산을 360°로 재현한 문화유산 VR 영상 등 직접 가보지 못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오산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수업에서 아이들이 볼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2020년은 지역화 교재 제작에 큰 변화가 있었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기존 사회과 교재 '내고장 화성·오산'이 각각 화성·오산 교재로 분리가 됐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에 디지털교과서가 필요하다는 현장 교사의 의견을 반영해 지역화 교재의 디지털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2021학년도 교재를 디지털화하고 기존에 제작된 수업지원 동영상 및 VR을 탑재한 HTML 기반의 '함께 배우는 우리고장 오산이야기' 디지털교과서를 제작해 각 학교에 보급했다. 코로나 19로 대면수업이 어려운 학교 현실 속에서 디지털교과서는 꼭 필요한 학교현장의 요구였고 학교와 밀접히 소통한 오산시는 원격수업이라는 현장의 어려움을 정확히 파악하고 디지털교과서로 응답했다.
2021년도에는 기존 제작된 디지털교과서를 웹기반의 디지털교과서로 변환해 학교가 아닌 집에서도 편하게 오산시를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접근을 쉽게 했다. 또한 기존에 탑재된 영상외에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수업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세마대, 운암들, 고인돌)영상을 추가했으며 자료실 운영, 교사 메모기능, 교안 다운로드 기능 등 원활한 수업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그 결과 원격수업은 물론 학교 대면수업에서도 활용이 용이해 집에서도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월 진행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연수에서는 90명의 교사가 참여해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졌으며 각 학교에서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제작한 웹기반의 지역화교재 디지털교과서는 향후 다른 교과목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연계 교육과정도 검토중에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오산시의 “초등학교 3학년 사회과 지역화 교재” 제작은 워크북과 북아트로 시작해 동영상, VR, 디지털교과서 제작으로 이어졌다. 오산만의 교재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의견, 원격수업에 필요한 디지털교과서가 필요하다는 교사의 제안 모두 우리의 교육현장의 목소리였고 오산시는 그것을 현장에서 듣고 고민하며 교육청·학교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결국 오산만의 지역화 교재와 디지털교과서로 만들어 냈다.
오산시의 이러한 지역화 교재 제작은 지역교육에 있어 지자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잘 보여준다. 단순한 시설·예산 지원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지역 교육과정을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나가는 지역교육의 한 주체로서 능동적인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2021년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교육과정”의 주요 사항 중 하나는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 강화이다. 이것은 지역의 교육과정을 결정하는 데 있어 국가가 아닌 지역의 권한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며 지역교육의 한 주체인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의 요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학교와 협력하며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교육과정에 대한 지자체의 역할은 지자체가 교육주체로서 지역의 교육을 결정하는 자치교육의 시대에 더욱 강조될 것이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지역화 교재 제작과 같은 오산시의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과 참여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