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4일 만찬회동을 갖고 내각 인선으로 빚어진 갈등 봉합에 극적 성공했다. 이번 갈등이 계속되면 양자 모두 정치적 상처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단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 모처에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만찬 회동을 가졌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회동에서) 한 팀으로 하자는 말씀을 나눴다"며 "안 위원장은 오늘 자택이 아닌 광화문에서 주무시고 내일 통상 출근시간에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 출근한다. 그때 한 말씀을 (언론에)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일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구성에서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이 모두 배제되면서 발발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이날 공식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측근들과 거취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안 위원장의 일정 보이콧에 "(안 위원장이) 저랑 이야기할 때는 그렇게 안하시고 본인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기자들 이야기하는 게 이해가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다소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안 위원장으로부터 (인사)추천을 받았고, 인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충분히 어제(13일) 설명을 드렸다"며 "본인이 불쾌하거나 이런 건 전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시각차가 드러나면서 지난 대선 때 합의한 '공동정부'가 파국을 맞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국 만찬회동을 통해 봉합에 성공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 안 위원장이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하는 모양새로 물러났다면 취임하기도 전에 '약속'을 파기하는 모습이 돼 정치적 리더십 손상이 불가피했다. 안 위원장 역시 이번 일로 물러난다면 '또 철수하느냐'는 조롱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았다.
안 위원장은 15일 인수위 분과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며, 윤 당선인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국정운영 협력 강화 등을 다시 재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