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OPEC이 유럽연합(EU)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같이 밝히며 추가 증산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EU는 이날 OECD는 유가를 안정시킬 책임이 있다며, 고유가를 잡기 위해 추가 원유 생산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자발적인 보이콧 등으로 하루 700만 배럴 이상의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수요 전망을 고려할 때 이 정도 규모의 손실을 대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현재의 원유 위기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아니라 정치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은 OPEC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OPEC 문서에 따르면 카드리 심슨 에너지 정책 담당 EU 집행위원은 OPEC이 유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여유 생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EU가 추가 원유 생산을 바라고 있지만, OPEC이 증산 확대를 거부한 모양새다.
중국 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에 유가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하락했지만,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우려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에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면서도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만은 경제 위기를 우려해 최대한 미루고 있는 모양새다. EU는 지난주 러시아산 석탄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결정했지만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는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반면, 미국·캐나다·호주는 자국 의존도가 높지 않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이미 금수조치를 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