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T85는 자선사업가?…깡통기업 사들이고 미수금은 "못받아요"

2022-04-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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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거래정지 중 부실회계로 사유 추가

매출채권 67% 미수금 99%를 대손충당

미등기 임원 28명은 작년 14억원 받아가

[CI=CNT85]


3년이 넘게 거래가 정지 중인 코스닥 상장사 CNT85의 정상화가 요원하다. 부실한 회계관리가 문제 되면서 다시 거래정지 사유가 추가됐다. 증권가에서는 CNT85의 증시 퇴출은 이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NT85는 지난 2019년 2월 11일 거래가 정지된 뒤 지금까지 정지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 발생한 거래 정지 사유는 전 대표이사의 17억5000만원 규모 횡령이다. 이후 같은 해 3월 감사보고서의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된다. 회사 측이 특수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여러 법인들과의 자금대여와 지분 취득 등이 적정하다고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는 게 의견 거절의 이유였다.

이듬해 2020년 11월에 분기 매출액 3억원 미만을 사유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되고 2021년 3월에는 연 매출액 30억원 미만을 이유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됐다. 

이어 과거 2015년과 2017년의 분식회계 의혹도 제기되면서 증권발행 제한과 과태료 등의 추가 조치가 이어진다.

문제는 회사가 경영 환경 악화를 겪고 있는 과정에서 정상화를 위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회사의 재무회계 관리 수준에서 실망했다는 주주들이 많다.

CNT85는 지난 2020년 12월 '한국필터'를 인수하고, 이어 지난해 4월에는 '로터스엔지니어링'을 인수해 각각 필터프레스 부문과 플랜트 부문 사업으로 편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실제 자산가치보다 훨씬 비싸게 회사를 인수했다. 이유는 바로 영업권이다. 영업권이란 경영권 프리미엄의 일종으로 해석하면 된다. 

한국필터의 순자산은 38억원에 불과하지만 영업권을 56억원 인정해 총 95억원에 사왔다. 로터스엔지니어링은 아예 자산가치보다 부채가 더 많아 순자산이 마이너스 7억원으로 산정되는 깡통기업이었으나 이를 100억원을 주고 사왔다. 영업권만 107억원으로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각 회사의 인수 1년도 지나지 않아 재무제표 상 영업권의 손상차손에 나선다. 알고 보니 영업권이 기대 이하라서 이를 회계에 반영하겠다는 얘기다.

결국 2021년 사업보고서 상에서 한국필터에 설정한 영업권 56억원 중 30억원은 손해를 보았다고 회계처리했으며, 로터스엔지니어링의 영업권 107억원 중 9억원도 같은 방식으로 손상차손 처리해버렸다.

여기에 채권의 회수에도 문제가 있다.

CNT85는 2021년 벌어들인 64억원 규모의 매출채권 중 67%인 43억원을 못 받을 돈이라며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미수금은 138억이 지출됐는데 이 중 99%인 137억원을 못받을 돈으로 대손충당금 처리했다.

영업으로 발생하는 매출채권보다 영업 외적인 이유로 생기는 미수금 규모가 더 큰 것도 문제인데, 대부분 못 받을 돈이라고 못 박아버린 것이다.

이 밖에 미수수익, 선급금, 단기대여금 등 회사가 외부에서 받아야 할 자금 대부분이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되면서 회사 전체 대손충당금 설정률이 85%를 넘었다. 

결국 회사는 지난해 38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4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당기순실규모는 24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회계감사를 진행한 삼덕회계법인 측은 "영업권의 손상평가가 적정하다는 증거를 확보할 수 없다"며 "계좌관리와 관련해 내부통제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치를 접한 주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한 CNT85의 주주는 "3년이 넘게 거래 정지 중인 종목에서 미등기임원이 28명이나 되고 이들이 받아간 돈이 지난해 14억원"이라며 "직원 수가 100명에 불과한 회사에서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라며 반문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 많은 상장사의 재무제표를 봤지만 이렇게 비상식적인 수치가 기록된 경우는 보기 드물었다"며 "경영진이 회사의 거래 재개를 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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