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치료 모두 잡는 '암 치료용 백신' 뜬다

[사진=게티이미지]

암 예방과 치료에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암 치료용 백신'이 기존 암 치료법보다 독성은 낮고 생존율은 높여준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 업계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암 치료용 백신 현황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백신 개발 현황과 함께 국내 기업 개발 소식을 소개했다. 

암 치료용 백신은 면역항암제의 일종으로 암 병력이 있는 환자의 암 예방과 암 치료에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이다. 암 예방 백신과는 달리 암 환자에서 특정 항원을 면역시스템에 학습시켜 암 특이적 항원에 대항해 T세포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주로 DNA 돌연변이나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성된 종양이 주된 타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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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전략과 기술에 따라 △수지상세포 백신 △재조합형 백신 △항원/면역증강제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DNA 백신 등으로 분류된다.

앞서 덴드리온사(社)의 프로벤지가 암 치료용 백신으로 승인받은 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대다수가 상품성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진흥원은 암 치료용 백신이 기존 항암 치료가 가진 단점들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시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진흥원은 "치료용 백신이 기존 치료법(방사선 및 화학요법) 보다 독성이 낮다. 또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암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켜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향후 항암백신이 전체 암 백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암 백신 시장 규모는 2020년 33억4500만 달러(한화 약 4조584억원)에서 2027년에는 73억300만 달러(약 8조8621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흥원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암의 유병률 상승, 예방암 백신 투여 증가 등으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암 백신 시장 내 암 치료용 백신의 점유율은 암 예방용 백신의 10분의 1 수준이나, 2020년 기준 약 10.3%에서 2027년에는 약 12.3%로 점차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암 백신 시장의 경우 2020년 2937만 달러(약 356억원) 수준으로 향후 2027년에는 6864만 달러(약 832억원)에 도달해 연평균 12.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진흥원은 전망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넥신, 애스톤 사이언스, 파미셀, JW크레아젠, 셀리드 등 5개 기업이 항암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제넥신과 애스톤 사이언스는 글로벌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제넥신은 환자의 자궁경부세포에 전기천공법(electroporation)으로 플라스미드 DNA를 전달하는 방식의 DNA 백신(GX-188E)을 암 치료용 백신으로 임상 진행 중이다. 

애스톤사이언스는 'Th-Vac Diocovery 플랫폼'을 활용해 치료용 백신 총 7개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했으며, DNA 백신 AST-201, AST-301 등을 포함하여 4개의 파이프라인이 임상 단계 진입한 상태다. 

이밖에도 파미셀은 자가 골수 조혈줄기세포를 이용해 생산하는 암치료용 수지상세포 백신 파이프라인 2건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JW크레아젠은 이미 허가받은 CreaVax-RCC를 주축으로 적응증을 달리하여 CTP기술 및 수지상세포를 활용해 4개의 파이프라인을 추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리드는 Celivax 핵심기술을 이용해 3개의 암 치료용 백신 파이프라인 보유하고 있다.

진흥원은 암 치료용 백신 개발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선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첨단 융합 신약에 대한 지원원 임상 시험 비용 지원 등의 연구·개발(R&D) 지원 등 세액 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건부 허가 제도 등을 통해 제품이 상용화, 대중화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봤다. 

해당 보고서를 공동으로 집필한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암 환자 치료에 대한 패러다임이 최근 치료에서 예방으로 넘어가는 추세인데,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로 극복하기엔 한계점이 있다"며 "예방과 증상 완화, 전이 문제까지 포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시장성에 있어서도 현재 암 치료용 백신 시장은 완전히 초기 단계다. 이러한 분야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도전한다면 세계 시장을 이끄는 제품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현재 치료용 항암 백신은 맞춤형 급여모형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라, 정부가 해당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논의를 선제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