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명예회장은 25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가량 이어진 제31기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 및 주주와의 질의응답 말미에 주총 현장과 전화 통화로 연결해 "(셀트리온그룹 3사) 합병을 하면 제게 이익이 되는 건 없다"며 "주주님들 뜻에 따라 합병 절차를 진행하겠다. 최대한 많이 찬성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은 걸걸하게 쉰 목소리로 "감기 기운이 있어서 주주총회 현장에는 가지 못했는데 저도 한 명의 주주로서 주주분들께 인사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 몸살감기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은 "기우성 대표나 저나 여러분들을 작년에 힘들게 해서 죄송하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돼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주주들에게 거듭 사과했다.
또한 합병과 관련해 일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증여 문제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답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다른 회사와 다른 것이 모든 주식이 제 이름으로 돼 있다. 가족들은 주식이 하나도 없다"며 "제가 죽으면 셀트리온은 거의 국영기업 수준이 될 것이다. 국영기업이 되는 한이 있어도 자식들에게 사전 증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주총회가 열린 홀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서는 '셀트리온 주주연대' 회원 대여섯 명이 '주주들은 원한다, 합병 청사진 발표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소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3사가 조기 합병할 것과 회사가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칠 것을 요구했다.
서 명예회장은 4년에 걸친 금융당국의 조사와 공방 끝에 회사가 최근 분식회계 혐의를 벗게 된 것에 대해 "내가 뭐가 아쉬워서 분식회계를 하냐"며 "일한 기간 20년의 절반은 조사를 받으면서 보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회사가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데에 중과실이 있다고 당국이 판단한 데 대해서는 "이것도 사실 억울한 내용이라 우리가 불복해서 행정소송하면 이길 테지만, 주주들이 합병을 원하는 상황에서 우선 참고 넘어가자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