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기업관리협회(Asian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의 제이미 알렌은 22일 CNBC에 출연해 "중국과 미국이 (상장 기업관련 문제에 있어서) 서로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논의는 이어져왔지만, 장기간 동안 제자리 걸음이었으며, 양국 사이 지정학적 관계에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상장 폐지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시작하고는 있지만,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증시에 동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 종목 중 일부가 상장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는 최근 급격히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5개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증권이 외국계 기업책임유지법(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ility Act)을 준수하지 않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고 발표했다. 최근 SEC는 바이오테크 기업 베이진(BeiGene·바이지선저우<百濟神州>), 자이랩(ZaiLab), 허치메드(HUTCHMED), 중국에서 KFC와 피자헛을 운영하는 염차이나(百勝中國·바이성중국) 등 5개사가 상장 폐지를 당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SEC는 감독당국이 3년 연속 기업감사를 검토할 수 없을 경우 상장폐지 및 미국거래소 거래 금지까지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감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규제당국은 VIE 구조에 대한 금지 없이 해외 상장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다. 알렌은 ”엄밀히 말하면 중국의 기술 기업과 부가가치 통신 서비스에 대한 소유권 제한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중국 정부가 민간 기업의 해외 상장을 허용하는 일종의 편리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로이터는 "중국 증권 당국이 미국에 상장된 일부 자국 기업에 회계감사 자료를 추가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중국 증권당국인 증권관리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알리바바, 바이두, JD닷컴(징둥·京東) 등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을 소환해 미국 규제 당국의 추가 요구에 대비해 2021회계연도의 회계감사 자료를 준비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에 대한 회계 감독권 중 일부를 미국에 양보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류허(劉鶴) 부총리는 지난주 금융안정위원회에서 “미국 상장 중국 주식 문제와 관련해 현재 중국과 미국 감독 기구 간에 양호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진전이 있었으며,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형성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