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기 금융시스템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금융불안지수(FSI, Financial Stress Index)'가 최근 주의단계 임계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취약성지수(FIV)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금융불안지수는 7.4로 집계됐다. 이는 주의단계 기준치인 8에 가까워진 것이다. 금융불안지수란 금융안정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6개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표준화해 산출한 것으로, 금융불안정성이 심화될수록 100에 가까워진다.
금융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의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금융취약성지수(FIV) 역시 작년 4분기 기준 54.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취약성지수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1월 100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73.1을 나타낸 바 있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분기 42.6 수준이던 금융취약성지수는 작년 2분기 59.2까지 치솟았다. 이후 3분기 들어 56.4, 4분기까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높다는 것이 한은 판단이다. 한은 측은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최근들어 FVI가 소폭 하락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민간부채 누증 등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한은은 가계신용(부채)의 경우 대출규제 강화, 금리 상승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명목GDP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신용 역시 코로나 금융지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
자산시장에서는 신용스프레드가 신용증권 매수심리 위축 등으로 확대됐고 주가는 우크라이나 사태,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 우려 등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 증대로 큰 폭 조정됐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은 매매와 전월세가격 모두 상승세가 둔화되었으나 소득에 비해 높은 집값 수준이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한은 측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지속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금융시스템내 잠재 취약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와 대러 경제제재,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운용 여건이 악화되고 자산가격이 급격하게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충격 발생시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부문의 신용위험이 현재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