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치권 관계자들은 “실무협의를 맡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내일 만나 세부사항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실무협의가 다시 굴러가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일정에 대해서도 조만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회동이 전격 취소되면서 대선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났음에도 서로 만나지 못해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중 가장 늦게 만나는 사례로 남게 됐다.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들의 첫 회동은 당선인의 당선일 기준 최장 9일 만에 성사된 바 있다.
다만 첫 회동 불발 이후 신구권력의 대치 상황을 막연히 이어가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늦어도 이번주 중반에는 만남이 성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이 회동 의제로 시사했던 인사 협의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을 요구하고 나선다면 회동이 어렵다는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 역시 '조건 없이 일단 만나자'는 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결국 인사 문제 등에 대한 협조 등 일정한 조건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은 청와대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이다.
어렵사리 만난다고 해도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기보다 덕담을 주고받는 수준에서 회동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이날 윤 당선인이 발표한 대통령실 집무실 이전계획과 관련, 당선인 측과 청와대 측의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