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국제 정세와 한미동맹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당선인 집무실에서 반 전 총장과 약 1시간 동안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등이 동석했다.
반 전 총장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지금의 신냉전체제에선 자강과 한미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게 더욱 필요해졌다"며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볼 땐 스스로를 튼튼히 하고,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는 한미 동맹을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닌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나토처럼 자동 개입이 아니다"며 "우리는 주한미군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하지 않지만, 한미동맹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남북 관계,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비공개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관계, 특히 일본과의 관계가 아주 나빠졌다"며 "이런 한일 간의 관계도 정상화시켜 인접국으로서 같이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 문제에는 "북한의 일방적 도발에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남북 관계를 너무 강성적으로 대하기보다는 조금 더 국제사회의 통용 기준·원칙·가치를 감안하면 얼마든 협력할 수 있다는 점도 말씀드렸다"고 부연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반기문 총리설'도 제기된다. 다만 반 전 총장은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부탁드렸나'라는 질문에 "그런 대화는 일체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