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주요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각종 디지털 기술을 앞세운 미래형 점포는 늘리고 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은행 업무를 보는 데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한 움직임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은행에 요구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과 맞물리며 기존 영업점을 첨단 기술로 탈바꿈시키는 시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미래형 점포인 ‘디지로그 브랜치’ 12곳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일반적인 은행 영업점과 달리 2030세대에게 친숙한 디지털 기술을 앞세운 미래형 점포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키오스크와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비대면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금융상품 추천, 금융 MBTI 등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상품 가입, 대출, 청약 등 업무는 은행원과 화상으로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BGF리테일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편의점 점포를 열었다. CU편의점에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이 들어가는 식이다. STM과 현금지급기가 설치돼 있어 계좌 개설부터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등 영업점을 방문해야 할 수 있는 50여 가지 업무를 이곳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 스마트 셀프존은 화상 상담 연결이 필요한 업무를 제외하면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 2곳(가양·목동중앙), 경기(매탄동·광교도청역·오리역) 등 총 5곳에서 ‘디지털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데스크는 화상상담을 통해 영업점과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면·비대면 융합 채널이다. 기존에 예금, ATM, 온라인 뱅킹 등 업무를 위주로 하다가 이달부터 신용대출과 예·적금 담보대출, 외환 업무도 시작했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시중은행 입출금 거래에서 비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70.9%(2021년 6월 기준)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기존 영업점을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시키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점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